[O2플러스]이승환 “내가 공연값 올리는 주범”…더욱 농염해진 ‘공연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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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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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콘서트 값이 많이 올랐죠? 제가 바로 그 주범입니다.”

지난 23일~25일 3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공연지신(公演之神) 이승환'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공연을 펼친 이승환.

이번 공연은 1만 명에 이르는 관객들의 뇌리에 2011년 이승환의 무대 역사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티켓 비용의 부담을 짊어지고 온 관객들에게 “콘서트 값이 올라 공연관계자들은 참 좋아한다”며 솔직하고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그럴 이유가 충분이 있었던, 어느 누구도 값을 따질 수 없었던 특별한 공연이었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스펙터클한 무대,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무대연출과 디자인은 감히 ‘공연지신’이라 수식할 만한 완벽한 연출이었다.

또한 끊임없이 이어진 압도적인 물량 공세 속에서도 음악적 섬세함을 놓치지 않아 관객에게 음악적 만족감을 채워주었다.

그는 ‘이별을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물어본다’로 관객을 선동해 35곡이 훌쩍 넘는 레파토리를 거침없이 이어나갔다.

‘텅빈 마음’을 부를 때는 데뷔시절 영상을 함께 보여줘 관객들은 당시 추억에 젖는 한편 촌스러운 모습과 어색한 무대 매너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방송 프로그램 ‘짝’을 패러디한 ‘홀짝’을 제작해 가수 린, 밴드 세션들과 함께 열연, 독특한 재미와 공감을 자아냈고, ‘나이’라는 소재를 통한 직설적인 유머 등 이승환만의 유쾌한 유머가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어 ‘화려하지 않은 고백’을 부를 때는 키보드를 맡은 임해권이 등장해 특별 제작한 1억원 지폐를 뿌려 관객들을 즐겁게 했고, ‘붉은 낙타’ ‘롹스타 되기’ ‘그대가 그대를’ 등에선 강력해진 록 사운드로 관객을 광란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공연장은 폭발적인 열기로 넘쳤다.

아트록을 표방하는 ‘위험한 낙원’은 이승환의 마이너적인 감성과 연출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마치 팀 버튼의 비현실적이며 기괴한 세계를 그려내는 듯 했다. 음악과 미술, 서커스가 한데 어우러지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천일동안’을 끝으로 무대를 마무리한 이승환은 ‘드림팩토리 무적 이승환’을 연호하는 관객들의 앙코르 세례에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으로 화답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3D플라잉을 타고 객석 구석구석으로 이동하면서 관객과 눈을 맞춰 감동을 안겼다.

이승환은 “나는 늘 진화했다고 자부 한다”면서 “내 음악은 그간 정체되지 않았다”며 아껴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2011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이승환은 2012년 상반기에도 전국 주요도시에서 ‘공연지신’ 투어 콘서트를 펼칠 계획이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 무붕, 드림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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