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왕자 호동, 브라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3시 00분


산카를로 댄스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
전쟁 군무 - 비극적 사랑에 갈채 쏟아져

현대 발레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1350석의 산카를로 극장 객석이 거의 매진될 만큼 나폴리 시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12일 공연된 국립발레단의 창작 발레 ‘왕자 호동’. 국립발레단 제공
현대 발레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1350석의 산카를로 극장 객석이 거의 매진될 만큼 나폴리 시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12일 공연된 국립발레단의 창작 발레 ‘왕자 호동’. 국립발레단 제공
이탈리아 남부의 유서 깊은 도시 나폴리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오페라극장이 있다. 1737년 완공된 산카를로 극장이다.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 베르디 등이 숱한 오페라를 초연했던 이 명문 극장이 12일 한국 국립발레단의 창작발레 ‘왕자 호동’(국수호 연출·문병남 안무·조석연 작곡) 공연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2년 전 산카를로 극장의 첫 여성 극장장으로 취임한 로산나 푸르키아 씨는 지난해부터 현대 발레 작품을 초청하는 산카를로 댄스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올해 2회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한국 국립발레단의 ‘왕자 호동’을 초청했다. 그는 “나폴리에는 사설 무용학원이 300여 개 있고 발레를 배우는 학생도 3000명이나 될 만큼 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올해 축제에선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한국 발레를 소개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왕자 호동’은 한국을 대표할 발레 공연을 만든다는 취지의 국가 브랜드 공연 프로젝트 1호로 2년간의 준비 끝에 2009년 11월 초연한 작품이다. 호동왕자 역에 국립발레단의 차세대 기수 정영재, 낙랑공주 역에 간판 발레리나 김지영을 세운 이날 공연에서 객석 1350석을 가득 채운 관객은 장면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브라보’ 환호성으로 뜨겁게 반응했다. 1막에선 낙랑과 고구려의 전쟁 장면 등 역동적인 군무가 객석을 압도했고 2막에선 호동과 낙랑공주의 농밀한 베드신, 두 사람의 비극적인 죽음 장면으로 감수성을 자극했다. 커튼콜 때는 박수가 10분 가까이 멈추지 않았다.

두 딸과 함께 공연을 본 안나 마리아 씨(50)는 “대단한 무대였다. 스토리도 흥미로웠고 무용수들이 우아하면서 가볍게 춤을 추는 모습에 감탄했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적인 연기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무대미술 디자이너인 카스코네 씨(29)는 “대부분의 서양 발레에서 무용수들은 연기가 과장스럽고 감정 표현이 가식적인데 한국 무용수들은 단순하고 절제된 동작으로 깊은 감정을 전달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왕자 호동’은 13일 낙랑공주 역에 김주원 씨를 세워 한 차례 더 공연한다.

나폴리=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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