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15]羅 “표 위한 공짜 복지엔 반대”… 朴 “13세때 입적 내가 어찌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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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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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박원순 후보, 하루 두차례 토론 맞대결

다른 방향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오른쪽)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다른 방향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오른쪽)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10일 토론 맞대결을 벌였다. 관훈토론회에서는 재산과 병역 문제 등 의혹 제기가, SBS 토론에서는 상대후보의 정책공약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뤘다.

○ 박 “40년 전 일을 제가 어떻게 알겠나”

박 후보는 13세 때 작은할아버지의 양손(養孫)으로 입적되면서 6개월 보충역 판정을 받아 병역을 감면받았다는 지적에 대해 “평생 땅을 파고 살아 왔던 아버지가 편법적인 방법으로 나를 양손으로 입적시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부모님이 똑똑한 분이 아니었다. 병역법 개정(1967년·부친을 일찍 여읜 독자는 보충역 대상이 되는 내용)을 어떻게 아셨겠느냐”라고 말했다.

‘양손 입적=현행법상 무효’라는 한나라당의 지적에는 “1987년 양손 입적이 잘못됐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온 사실은 오히려 그 이전에는 양손 입적이 관행이었다는 점을 말해준다”는 논리를 폈다. 병역 의혹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박 후보는 “한나라당이 그런 일(병역 면탈)을 많이 해봐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나 의원은 “통계를 보면 민주당 병역 면제자가 더 많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고 반박했다.

○ 나 “초등학교 5, 6학년 무상급식 문제 지금 당장 답하긴 어려워”

나 후보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복지 재정을 확대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표를 얻기 위한 공짜 복지는 여전히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는 ‘공짜 복지’와의 차이를 묻는 데 대해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취임 뒤 학교시설비를 삭감해 장마 때 비가 새는데도 못 고쳤다”며 “공짜로 할 경우 수요가 확대되는 것과 복지의 후순위에 있는 것을 당겨서 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이 ‘평생 맞춤형 복지’를 내용으로 하는 ‘박근혜식’ 복지 방안을 권고적 당론으로 채택한 데 대해 “그것을 ‘공짜 빗장’을 연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 6학년에 대해서도 무상급식을 실시하라는 요구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패널의 질문에는 “시의회, 시교육청과 협의하겠다. 하지만 시의회도 열린 마음으로 응해야 한다”면서도 “지금 어디까지 양보할지(구체적인 답을 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박 “참여연대 떠난 지 10년, 어떻게 책임지란 말인가”

나 후보는 참여연대가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임을 믿지 못한다는 서신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보낸 것을 상기시키며 “박 후보는 참여연대 출신이고 캠프에도 참여연대 출신이 많다”고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억지다. 참여연대를 떠난 지 10년이 지났다. 참여연대가 한 일을 내가 어떻게 알며 책임을 지라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16대 총선 때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서 낙선·낙천운동을 주도했던 데 대해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사실이지만 헌법(취지)에는 맞다고 생각했다”며 “서울시장이 되면 법률에 문제가 있을 경우 국회를 통해 고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 나 “사학법은 소신에 따라 적극 반대”

나 후보는 17대 국회의원 시절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한 것이 사학재단을 소유한 아버지 때문이라는 의혹에 대해 “소신에 따라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당론으로 결정된 이후 적극적으로 사학법 개정에 반대했다”며 “사학법과 관련해선 객관성에 의심을 받을까 봐 의원총회에서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고 관련 상임위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2004년 18억 원이던 재산이 올해 40억 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에 대해 “실질적으로 새로운 재산을 취득한 부분은 없다”며 “공직자 재산신고 기준이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뀌었고 보유한 주택의 가액이 상승하고 매각한 건물의 시세 차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부채 추산 방식 논쟁

SBS 토론에서 나 후보는 임기 중 임대주택 8만 채를 공급하겠다는 박 후보의 공약에 대해 “부채를 줄이겠다며 8만 채를 어떻게 공급하느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오세훈 시장이 전시성, 토목사업에 큰돈을 쏟아 부으며 서울시민의 삶을 악화시키는 동안 나 후보를 포함한 한나라당이 아무런 견제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부채를 추산한 방식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졌다. 박 후보는 “나 후보가 단식부기(수입과 지출의 결과만 기록하는 회계방식)로 서울시 부채를 실제보다 적게 계산했다. 그러나 정부와 공공기관은 모두 복식부기(자산과 부채, 수익과 비용의 변동을 서로 연계해 함께 기록하는 회계방식)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정부와 서울시 회계 모두 단식 부기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복식부기를 하고 있지만 나 후보가 추산한 게 서울시의 실제 부채 규모에 가깝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 부채(2010년 기준)를 19조6105억 원으로, 박 후보는 25조5364억 원으로 추산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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