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굿 바이! 해리 포터”…10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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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1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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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 포스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 포스터.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가 장장 10년이라는 세월에 마침표를 찍었다.

13일 전 세계적으로 개봉한 해리포터 마지막 시리즈인 '죽음의 성물2'는 개봉 2주째 예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개봉 일에만 46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성공가도를 달리는 시리즈이지만, 1997년 소설로 나온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출판사에서 천대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2편 '비밀의 방'이 나온 후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후 2001년 처음으로 영화화된다.

1편을 맡은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를 필두로 전작 중 총 4편을 감독한 데이빗 예이츠까지 모두 원작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겠다 말했다. 그 덕분에 원작 팬들을 놓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리라.

고아소년 해리 포터가 친척집에 맡겨져 천대받다가 마법 학교에 입학하면서 마법사 세계의 영웅이 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는 환상소설은 마법으로 악을 물리치고 싶어 하는 인간의 호기심과 후속편에 대한 궁금함이 마지막 8편까지 영화를 끌고 온 힘이 됐다.

▶볼드모트를 무찌를 마지막 무기의 정체는?

덤블도어 교장이 남긴 '죽음의 성물'의 단서를 쫓던 해리 포터는 볼드모트가 그토록 찾아 다닌 절대적인 힘을 가진 지팡이의 비밀을 통해 드디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

볼드모트의 영혼이 담긴 다섯 번째 '호크룩스'를 찾기 위해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돌아온 해리와 친구들은 그들을 잡으려는 보안마법에 걸려 위기를 맞지만 덤블도어의 동생인 에버포스의 도움으로 벗어난다.

한편, 볼드모트는 해리에 의해 호크룩스들이 파괴되었음을 느끼고 호그와트로 향한다.

해리를 주축으로 한 불사조 기사단과 죽음을 먹는 자들 간의 마법전투가 벌어지고 여기에 거대거미 아크로맨투라와 거인족 등 마법 생물들이 볼드모트 편으로 가세하면서 호그와트는 거대한 전쟁터로 변한다.

전쟁의 틈에서 해리는 덤블도어를 죽인 스네이프의 엄청난 비밀과 볼드모트를 죽일 마지막 호크룩스에 대한 단서를 알게 된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죽음의 성물2'는 모든 사건의 오해와 궁금증을 풀어내주는데 완벽한 역할을 한다. 특히, 해리를 괴롭히는 최고의 악당이었던 스네이프 교수의 과거는 짠한 연민을 이끌어 내며 최고의 반전이라는 극찬을 얻어냈다.

볼드모트와 해리의 한판 승부. 평온했던 호그와트는 무시무시한 전쟁터로 변한다. 사진|영화장면 캡처
볼드모트와 해리의 한판 승부. 평온했던 호그와트는 무시무시한 전쟁터로 변한다. 사진|영화장면 캡처

▶악당 스네이프 교수가 주인공이었다.

'죽음의 성물 1'은 두 번째를 위한 서막에 불과했다. '죽음의 성물 2'는 압도적인 비주얼과 극적 반전으로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특히, 1편부터 해리포터를 괴롭혀 온 악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대한 마법사 볼드모트가 아닌 가장 가까이에 있던 스네이프 교수였다. 섬뜩한 눈빛과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해리를 못살게 굴어 미움을 받은 주요 캐릭터.

하지만 마지막에서 악당의 반전은 그야말로 탁월했다.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그의 미스테리한 행동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면서 관객들은 "아~"하는 탄성을 내질렀을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영국판에서는 해리가 가장 믿고 의지했던 덤블도어 교수와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에 관한 놀라운 과거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한국판에서 무슨 이유에선지 편집됐다. 극의 흡입을 높이기 위해 편집 과정에서 빠진 것이겠지만 원작 팬들에게 매우 아쉬웠던 점.

그래도 해리포터는 마지막까지 원작의 팬들과 일반 관객들의 입맛을 둘 다 충족하면서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했다.

다만 전편까지 번뜩이는 재치와 능력으로 수뇌부 역할을 해온 헤르미온느의 활약이 미약했다는 점이나, 론과 헤르미온느의 러브라인을 뜬금없는 장면에 삽입해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해 아쉬움을 줬다.

또 갑작스럽게 늙어버린 주인공들은 또 어쩌란 말인가. 89년생으로 이제 갓 20대를 넘긴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심지어 잘 어울리기 까지 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알코올 중독으로 급하게 노화했나?'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관객과 주인공이 함께 성장한 영화

영화는 10년 이라는 세월을 이겨내고 마지막까지 사랑받을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관객과 주인공이 함께 성장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처음 '비밀의 방'이 공개되었을 당시에는 아이들을 위한 가벼운 동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어느새 20대를 넘긴 주인공 대니얼 래드클리프와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튼은 역시 당시에는 11세 남짓한 나이였다.

1년 한번 혹은 2년에 한번 씩 다음편이 개봉 될 때 마다 주인공들도 성장해갔으며, 관객들도 나이를 먹어갔다. 해리의 첫키스에 미소를 보내고, 론과 헤르미온느의 사랑의 결실을 맘 졸이며 지켜보며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10년이라는 세월을 한 작품을 기다리며 보냈으리라.

굿바이 해리포터. 20대 초반에 철없이 해리포터에 광분하며 다음 편을 손꼽아 기다리던 필자가 어느새 서른이 된 지금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해리포터가 역사에 길이 남아 판타지 영화의 조상 노릇을 톡톡히 해줄 것임을 믿는다. 또 기대도 해본다. 해리포터의 아성을 무너뜨릴 영화가 등장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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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n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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