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감독의 믿음이 김주형을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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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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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20타수 무안타…끝없이 침묵
최근 홈런 폭발…조감독 믿음에 보답

만년 유망주였던 KIA 김주형은 조범현 감독의 굳건한 믿음 속에 바닥이 보이지 않던 끝없는 부진을 깨며 3연속경기 홈런으로 폭발했다. 스포츠동아DB.
만년 유망주였던 KIA 김주형은 조범현 감독의 굳건한 믿음 속에 바닥이 보이지 않던 끝없는 부진을 깨며 3연속경기 홈런으로 폭발했다.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현장에선 ‘감독의 진정한 힘은 새로운 전력의 발굴, 육성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감독이 새 얼굴을 키워내면 기존 전력과 선의의 경쟁구도가 이뤄지고 팀 전력이 강해진다. 특히 감독의 가장 큰 권력, 선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나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것이 새로운 선수의 발굴이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갖춘 유망주라도 1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응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끝까지 기다리기에는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

KIA 조범현 감독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 앞서 “어떻게든 김주형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3루수 이범호가 영입됐지만 김상현의 포지션을 좌익수로 옮기고 김주형에게 1루 수비를 병행시키며 계속 굳은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개막 후 김주형은 한 때 20타수 연속 무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끝없이 침묵했다. 찬스에서 삼진, 아니면 병살이었다. 수비에서도 고비 때마다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 4월 2일 삼성전부터 5월 12일 두산전까지 28게임 중 무안타 경기만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17게임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그래도 최희섭의 부상 전부터 꾸준히 김주형을 경기에 내보냈다. 답답한 마음에 비를 맞으며 함께 타격훈련을 하기도 했다. 김주형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꽤 오래 걸린다. 그래도 계속 써야지”라는 짧은 말로 안타까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13일부터 15일까지 사직 롯데 3연전, 김주형은 마침내 폭발했다. 3연속경기 홈런, 15타수 4안타, 6타점으로 활약했다. 2004년 계약금 3억원을 받고 KIA에 1차 지명된 만년 유망주가 드디어 알을 깨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주형은 “그동안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잠도 잘 이루지 못했다. 타석에서 이것저것 생각이 많았는데 스윙에만 집중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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