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커버스토리]김수현 “글로벌스타 ‘K’는 송삼동 몫이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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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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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편 '김수현 "부선장 택연, 요리사 수지, 악사 아이유, 저는…"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배우 김수현.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배우 김수현.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얼굴, 성격 모두 남자로 성장하고 있는 중

-가수 지망생들의 이야기인데 이 드라마에 출연한 이유가 있다면?
"'자이언트' 촬영 중에 시놉시스를 봤어요. '신선한 드라마네. 재밌겠다' 싶었죠. 인물구성표가 나왔다는 소식에 챙겨서 보게 되고 저도 모르게 대본 나왔냐고 물어봐서 읽게 됐고요. 배우는 마음을 비우고 대본 읽는 게 힘듭니다. (웃음) 나를 극중 인물에 투입시켜보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삼동에게 끌렸고 어느새 삼동이가 마음에 들어와 있었어요. 아역을 할 수 있는 나이도 끝나가다 보니 관심이 지속된 것도 큰 것 같고요."

-모든 캐릭터에 자신의 모습을 담는다고 이야기 한 적 이 있어요. 송삼동에도 김수현을 담았나요?
"이번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어요. 송삼동이 좋아서 제가 하겠다고 한건데 저 때문에 바뀌면 민폐일 것 같았어요. 오히려 닮은 부분을 찾고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죠."

-어떤 점이 닮았나요.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요. 성장하고 있잖아요. 저도 성장기에요. 얼굴도 성격도 바뀌고 있어요. 1년 전 만해도 겁 많고 폐쇄적이었는데 지금은 배짱도 생겼고 자신감과 여유 있는 눈빛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그런 것들이 얼굴에 보이는 것 같아요. 1년 전만해도 얼굴이 아기같았는데 이제 조금은 남자 냄새가 나지 않나요?"

-노래와 춤도 해야 하죠? 제작발표회에서 아이돌 동료들에게 '이거 봐, 내가 그 동안 너희를 이만큼 연구 했어' 라고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어요.
"숙제가 많은 드라마에요. 그래서 무섭기도 했지만 근질거렸어요. (웃음) 연습을 많이 했고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 부족하죠. 단체 군무 장면이 있었는데 오후 12시에 모여서 연습을 하기로 했어요. 촬영이 늦어지는 바람에 친구들은 늦었고 저는 제 시간에 도착해서 안무선생님과 연습을 했죠. 제가 동작을 다 익힌 다음에 친구들이 도착했어요. 택연이 왔길래 폼 잡고 시범을 보여줬는데 전 1시간 50분 연습한 동작을 10분 만에 애드리브 넣어가며 추더라고요. 아, 이게 아이돌의 위엄이구나 싶었어요. (웃음)"

말은 그렇게 해도 팬들 사이에서 김수현은 아이돌 뺨치는 노래와 춤 실력으로 유명하다. 2007년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수 휘성의 '안되나요'를 부른 영상은 지금도 회자되고 2010년 SBS '연기대상'에서 그룹 나인뮤지스와 '스윙 베이비' 퍼포먼스를 보여줘 춤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연기 노래 춤 예능 등 모든 것을 잘하는 '올라운드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평소에도 꾸준히 연습하고요. 그런데 '드림하이'에 출연하며 자신감이 바닥을 치고 있죠.(웃음)"

▶ "송삼동이 'K'가 되어야 김수현도 1등 될 수 있죠"

-1회에서 정하명 이사 대사 중 "'브레이크샷'(당구에서 모여진 형태의 공들을 쳐서 흩어 놓는 첫 번째 샷)으로 공들이 흩어지는 순간 게임은 시작됩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변화도 마찬가지죠"가 있어요.
"어느 정도 위치에 섰을 때, 누구나 인정하고 저도 인정이 될 때 뒤돌아보며 생각나는 것이 '브레이크샷'인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시작단계니 좀 더 커서 생각해봐야죠. 음… 그래도 굳이 꼽는다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인 것 같아요. 제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는 역을 해보고 싶었는데 차강진이 그랬거든요. 이후 '아버지의 집' '자이언트'에 연이어 출연하게 됐으니 좋은 시작점이었던 것도 같고요."

김수현은 '브레이크샷'으로 어린 차강진으로 출연했던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를 꼽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김수현은 '브레이크샷'으로 어린 차강진으로 출연했던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를 꼽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고등학교 시절 엄마 손에 이끌려 연기를 시작했어요. 꿈을 찾은 것 같나요?
"잘 맞는 것 같아요. 언젠가 박진영 선생님이 한 방송에서 '나는 원래 R&B만 추구하던 사람이다. 다른 장르의 음악이 들리면 스트레스 받고 끄는 내 모습을 보고는 왜 이렇게 싫어할까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하드코어 힙합 등 모든 장르 음악을 들어봤는데 힙합은 느린 듯 하면서도 꽉찬 비트가, 록은 고음이 넘어가는 부분이 매력적이더라. 그래서 이제는 어떤 음악을 들어도 행복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배우도 마찬가지잖아요. 저는 배우이기 때문에 시골촌놈이 될 수도 있고 노래도 춤도 할 수 있어요. 다 해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좋은 것 같아요."

-20세가 넘었는데도 누군가의 어린 시절 역을 주로 맡았어요. '드림하이'에서는 고등학생 역인데요. 내 나이에 맞는 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 들 때 없나요?
"없었어요. 급하지 않아요. 저는 사실 서른을 기대하고 있어요. 그 때가 되면 남자 아우라를 풍기지 않을까 싶어요. 그 때 스물 셋 연기를 하면 되죠. 오히려 더 여유 있다고 생각해요. 서른 즈음에는 자신감과 열정을 보여주면서 섹시미를 발산하면서 제대로 맛이 산 멜로를 보여주고 싶어요. (웃음)"

-'드림하이'에서도 혜미와 러브라인이 있잖아요.
"아, 물론 혜미와도 러브라인이 있죠. 하지만 일방적인 러브라인 말고 진짜 멜로…."

-SBS '연기대상'에서 뉴스타상을 받고 소감으로 10년 뒤를 기대해달라고 했어요.
"10년이잖아요. 이제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거예요. 사실 10년 동안 자주 뵙겠습니다는 말을 돌려서 한 이야기였는데,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드림하이'는 가수 K가 한국인 최초로 그래미상을 받으며 고교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누가 'K'일 것 같으냐고 묻자 1시간 내내 깔깔거리며 대답하던 그가 웃음기를 싹 거뒀다.

"송삼동이죠. '드림하이' 오디션을 볼 때 택연은 진국, 우영은 제이슨이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저는 감독님이 어떤 역 하고 싶냐고 물어보실 때까지 기다려 'K'라고 답했어요. 그리고 삼동 역을 맡게 됐죠. (웃음) 사실 K가 누구인지는 정해지지 않았어요. 감독님도 잘하는 사람에게 K 펜던트를 주시겠다고 하셨고요."

드라마 안에서는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친구들과의 싸움일 테고 드라마 밖에서는 톱 아이돌과의 경쟁일 테다. 자신있을까.

"자신이 있어도 없어도 따야죠. 혜미와 러브라인을 포기해도 되요. 하지만 K는 포기할 수 없어요. 송삼동이 K가 돼야 김수현도 1등이 될 수 있으니까요. 대장 노릇도 해 본 놈이 한다잖아요."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 김수현 인터뷰 ①편 “부선장 택연, 요리사 수지, 학자 아이유,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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