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상의 섹시한 와인이 좋다! 5] 마술 지팡이로 만드는 프로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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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3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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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요정이 지킨 포도밭, 맛있는 버블을 만들다!

‘벨리니’(Bellini)라는 전설적인 칵테일이 있다. 복숭아 넥타와 석류 시럽에 샴페인을 넣는 칵테일로 복숭아와 샴페인의 궁합이 가히 예술이다. 이 칵테일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위치한 바 ‘하리즈’의 사장 주세페 치볼리아니가 1948년 처음 개발해 인기를 얻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 하얀 거품과 촉감이 매력적인 프로세코.
▲ 하얀 거품과 촉감이 매력적인 프로세코.

그런데 최초의 벨리니에는 지금처럼 샴페인이 들어간 게 아니다.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인 ‘스푸만테’가 들어갔고, 스푸만테 중에서도 ‘프로세코’(Prosecco)만 사용했다.

지난번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은 탄산의 기압 정도에 따라 발포성 와인인 ‘스푸만테’와 약발포성 와인인 ‘프리잔테’로 구분한다고 했는데 프로세코는 또 뭘까.

▲ 최고급 프로세코 재배지 코넬리아노의 포도밭.
▲ 최고급 프로세코 재배지 코넬리아노의 포도밭.
프로세코는 와인을 만드는 품종을 말한다.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에서 2000년 전부터 재배한 전통 포도품종으로 베네토 내에서도 코넬리아노가 대표적인 생산지다. 는 이탈리아 최초의 양조학교가 설립돼 이탈리아 와인 제조의 시금석으로 불리는 지역.

정리하자면 프로세코는 프로세코 품종으로 만든 스푸만테로 이해하면 된다. 흔히 프로세코로 통용되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프로세코 스푸만테인 셈.

베네토 지역 베니스에 위치한 바에 가면 밤이 아니라 늦은 오후 시간에도 사람들이 커피처럼 프로세코를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프로세코가 생활의 일부가 된 모습이자 프로세코의 인기를 설명하는 모습이다. 또 축배를 들 일이 있으면 프로세코를 빼놓지 않는다. 아스티 다음으로 프로세코가 유명하다는 게 빈말이 아니라는 거다.

▲ 프로세코 품종이 담긴 상자.
▲ 프로세코 품종이 담긴 상자.

프로세코는 프로세코 품종에 피노 비앙코와 피노 그리지오를 약간 블렌딩해 만든다. 때론 샤르도네를 넣기도 한다. 피노 누아, 피노 뮈니에, 샤르도네 등 세 가지 품종으로 주로 만드는 샴페인과 사용하는 포도 품종에 차이가 있다. 양조 방식도 다르다. 샴페인 제조 방식은 2차 발효를 병 속에서 시키지만 프로세코는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2차 발효를 시키는 ‘샤르마’ 방식으로 만든다.

그렇다면 좋은 를 마시려면 어떤 걸 준거로 삼아야 할까. 아무래도 좋은 포도가 나오는 포도밭과 생산자를 알아두면 좋을 듯 하다.

▲ 유명 프로세코 ‘자르데토’.
▲ 유명 프로세코 ‘자르데토’.

최상급 프로세코 포도는 코넬리아노와 발도비아데네 마을 사이 구불구불 이어진 구릉지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생산된다. ‘자르데토’, ‘아드리아노 아다미’, ‘데시데리오 비솔&필리’, ‘카르페네 말볼티’, ‘니노 프랑코’는 최상급 프로세코 생산자로 와인을 고를 때 참조하면 도움이 될 거다.

▲ ‘자르데토’ 로고에 그려진 난쟁이 요정.
▲ ‘자르데토’ 로고에 그려진 난쟁이 요정.

최상급 생산자 중 하나인 자르데토는 병목에 붙인 로고가 참 재미나다. 난쟁이가 왼 손에는
▲ ‘간치아’ 프로세코.
▲ ‘간치아’ 프로세코.
샴페인 잔을, 오른 손에는 마술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자르데토를 만드는 포도밭의 전설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포도밭에는 오래 전부터 마술 지팡이를 들고 포도밭을 지킨 요정이 있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최상의 포도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 잔에 담은 게 바로 자르데토라는 거다.

자르데토 생산자는 이 요정이 등장하는 카툰도 만들어 마케팅에 사용한다. 맨 위에 적힌 ‘버블리’(Bubbly)는 스파클링 와인의 애칭으로 난쟁이에 더 귀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프로세코는 요즘 많이 생산되는 드라이한 스타일의 스파클링 와인과는 달리 달콤하며 부드럽다. 하얀 거품과 입 속에 감기는 촉감이 매력적인 프로세코는 식전 입맛을 돋우기 위해 마시면 좋다. 조개 구이나 생선 요리, 이탈리안 전통 피자와 함께 즐기면 더욱 맛있게 느낄 수 있다.

글·이길상 와인전문기자
사진제공·나라식품 금양인터내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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