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 브라질축구, 미국농구, 한국양궁의 공통점은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11:38수정 2010-09-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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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브라질에서 한 조사기관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축구대표팀에 대해 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여론조사 한 적이 있다.

이 때 조사 대상자의 80% 이상이 '모든 것'이라는 항목에 체크를 했다고 한다. 브라질 국민들은 자국 축구대표팀을 세계 최고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대회에 나가면 무조건 승리하고, 우승을 해서 기쁨을 주기를 바란다는 것.

브라질축구는 월드컵에서만 5번을 우승해 최다 우승기록을 세우며 이런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드림팀'으로 불리는 미국남자농구대표팀도 브라질축구대표팀과 비슷한 경우.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구성된 미국남자농구 '드림팀'에게 거는 미국 팬의 기대는 높기만 하다. 어느 대회에 나가건 1등을 하기를 바라고, 이기더라도 상대를 압도하는 멋진 플레이로 크게 이겨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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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처음으로 '드림팀'을 가동했던 미국남자농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져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을 따내며 명예를 회복했다.

브라질축구대표팀, 미국남자농구대표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스포츠계의 '지존 팀'으로는 한국양궁대표팀이 첫손에 꼽힌다.

한국남자양궁대표팀 임동현
한국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양궁 여자개인전에서 서향순이 금, 김진호가 동메달을 따냈고,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여자가 6연속 금메달 행진을 하고 있다.

남자양궁도 1988년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과 2008년 올림픽 단체전에서 4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개인전에서도 1984년 이후 여자가 금메달 5개를 따냈고, 남자도 금 1, 은메달 3개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세계 스포츠 '지존 팀'들의 공통점은 자국 팬들의 기대가 큰 만큼 1패라도 당하는 경우에는 '충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동시에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 것.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패한 브라질축구대표팀은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서부터 팬들의 야유를 받으며 마치 큰 죄를 지은 것처럼 고개를 숙인 채 고향으로 돌아가
야 했다.

3일 중국 상하이 유안센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양궁연맹(FITA) 4차 월드컵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이 일본에 216-224로 패하면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적인 패배'라는 단어가 금세 튀어나왔다. 대한양궁협회는 상세한 경기 내용을 보고받고 앞으로 이런 불안정한 경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완책 마련에 들어가는 등 당황한 모습.

한국여자양궁대표팀 윤옥희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힘들다'라는 격언처럼 이런 '지존 팀'들은 집중 견제를 받기 때문에 1등을 지키기가 만만치 않다.

오죽하면 한국양궁을 정상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국제양궁연맹(FITA)까지 나서 경기 방식을 그랜드 피타라운드에서 올림픽 피타라운드로, 그리고 최근에는 각 세트 맞대결 승부에 가점을 주는 세트제로 수시로 바꿔왔겠는가.

한국양궁은 일본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바로 다음날 여자양궁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추가했고, 남자양궁도 단체전 3~4위전에서 중국을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내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한국양궁대표팀은 번지점프, 하이다이빙 훈련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야구, 경륜, 경정장 등에서 실전 훈련을 실시한다. 많은 관중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담력을 기르고, 주위의 오락가락하는 평가에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한국양궁이기에 우리는 '모든 것'을 바라고 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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