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특수방호차량-블랙호크-첨단소총으로 ‘숨은 공격’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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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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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완-2년반 선택 왜
“다른 곳보다 치안 상태 양호… 기간 짧으면 테러 위협 커져”
미군 철수 이후 활동엔 논란

재건팀-병력 안전대책은
탈레반 IED 공격 대비 강화
콘크리트 기지에 3중 방어막
24km밖 차량 감시장비도 설치

정부가 8일 아프가니스탄 파병 계획을 확정함에 따라 연말 국회의 파병 동의를 거쳐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파병 준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재건팀(PRT)과 보호 병력은 내년 초 파르완 주 차리카르 시에 주둔지 공사가 끝나면 6월경 아프간으로 이동한 뒤 7월부터 현지 임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병 기간을 2년 반으로 결정한 것은 PRT 임무의 특성상 2, 3년이 지나야 성과가 달성되고 미군 철수가 시작되는 2011년 이후에도 각국의 PRT 활동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1년 단위로 파병기간을 연장할 경우 아프간 무장세력이 이를 악용해 각종 테러 위협을 가할 소지도 고려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병 준비 과정에서) 500여 명의 PRT와 보호 병력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파병 지역인 파르완 주가 다른 곳보다 치안이 양호하지만 탈레반 등 현지 무장세력의 로켓과 폭탄 공격이 계속돼 장갑차량과 헬기 등을 파견 장비에 포함하는 등 방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군 당국은 우선 파병 장병들에게 방탄조끼와 조준경이 달린 개인화기, 야간투시경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특히 PRT 요원 호송팀에는 KH-11 차기복합소총이 지급된다.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이 소총은 건물 등 은폐지역에 숨은 적대세력의 머리 위에서 탄환이 터지도록 고안한 첨단무기다.

군은 또 미군이 아프간에서 운용하는 특수지뢰방호차량(MRAP) 10여 대를 구입하거나 임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MRAP는 지뢰나 급조폭발물(IED)로부터 탑승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제작된 차량으로 미군은 2007년부터 100억 달러를 들여 770여 대를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이 MRAP를 배치한 뒤 IED 피해율이 70%에서 10%로 줄었다”며 “IED를 원격조종으로 폭발시키는 무선전화의 주파수를 교란하는 장치 등을 활용하면 IED 위협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MRAP의 구매 또는 임차가 어려울 경우 K-21 차기보병장갑차 등 국산 장갑차를 활용할 계획이지만 국산 장갑차는 IED 방호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군은 또 파르완 주의 70% 이상이 산악지형이고 협로와 협곡이 많아 육로로 이동할 때 IED 공격 대응책이 취약한 만큼 UH-60 블랙호크 헬기 4대에 파병 병력의 공중이동을 맡길 방침이다. 헬기에는 휴대용 대공로켓과 스팅어 미사일 등을 피할 수 있는 장비와 미사일 경고시스템을 설치하고 기체 바닥에는 총탄을 막을 방탄 키트를 설치하기로 했다.

주둔지에는 24km 밖의 차량을 탐지할 수 있는 열상감시장비(TOD)와 360도 감시가 가능한 고성능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81mm 박격포와 K-6 기관총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울타리는 이중으로 설치하되 적대세력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 80m 이상의 완충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로켓과 박격포 공격에 대비해 주요 건물을 콘크리트로 건설하고 건물 주위엔 높이와 폭이 각 2m인 모래방벽(헤스코)을 2단으로 설치한다. 병력 활용이 제한되는 적대세력의 활동을 탐지하기 위해 초소형 무인항공기(UAV) 4대도 배치한다. 이 밖에 휴대용 폭발물 탐지기와 폭발물 처리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참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쳐 병력과 소요 무기를 결정했다”며 “다음 주 소규모로 현지에 정밀실사단을 파견해 좀 더 정확한 무기 소요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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