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통신]<9>오은선 “20일께 안나푸르나 정상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17일 02시 30분


눈사태로 등정길 험난
상당구간 로프도 묻혀
“오늘 베이스캠프서 출발”

오은선 대장이 3일 캠프2(해발 6400m)에서 눈으로 덮인 안나푸르나 정상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19일 밤이나 20일로 예상되는 정상 도전은 차가운 날씨와 거센 바람때문에 이번 원정의 마지막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오은선 안나푸르나 원정대
오은선 대장이 3일 캠프2(해발 6400m)에서 눈으로 덮인 안나푸르나 정상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19일 밤이나 20일로 예상되는 정상 도전은 차가운 날씨와 거센 바람때문에 이번 원정의 마지막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오은선 안나푸르나 원정대
오은선 대장(43·블랙야크)의 마지막 종착지인 안나푸르나(해발 8091m)가 쉽사리 길을 내주지 않고 있다. 13일 기자는 베이스캠프(4190m)를 떠나 정상 공격 기지인 전진 베이스캠프(5100m)를 찾았다. 전진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은 눈사태로 지형 자체가 바뀌었다. 그 위로는 상황이 더욱 안 좋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깔아 놓은 로프는 상당 구간이 눈 속에 파묻혀 새로 설치해야 한다.

안나푸르나가 오 대장에게 요구하는 것은 ‘기다림’이다. 안나푸르나는 산스크리트어로 ‘풍요의 여신’이란 뜻을 가졌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산이 아니다. 세계에서 열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안나푸르나는 1950년 6월 3일 프랑스의 모리스 에르조그와 루이스 라슈날이 처음 등정했다. 이것은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중 첫 등정 기록이다. 하지만 그 후 1970년까지 안나푸르나 정상을 밟은 사람은 없었다.

이후로도 안나푸르나는 인간의 발걸음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2008년 6월 기준으로 안나푸르나에 오른 사람은 153명으로 히말라야 8000m 14개 봉우리 가운데 가장 적다. 등정자가 가장 많은 산은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로 3684명이다.

어려운 시험일수록 합격의 기쁨은 크다. 오 대장은 “17일 오전 8시 베이스캠프를 떠나 19일 밤이나 20일 새벽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도전이 이번 원정의 마지막 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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