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클리블랜드, 장기적 안목의 ‘파이어 세일’

  • 입력 2009년 8월 4일 08시 11분


추신수가 속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통해 ‘파이어 세일’을 단행했다.

집에 불이 난 뒤 주요 가재도구를 세일한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클리블랜드처럼 주전들의 트레이드를 파이어 세일이라고 부른다.

클리블랜드는 사이영상 투수 클리프 리(필라델피아), 스위치히터 포수 빅터 마르티네스(보스턴), 내야수 및 외야수 마크 데로사(세인트루이스), 1루수 라이언 가코(샌프란시스코)를 트레이드하고 유망주 11명을 받아 들였다.

풀타임 2년차인 추신수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클리블랜드는 사실상 시즌 백기를 든 셈이다. 당분간 플레이오프 진출은 힘들어졌다.

메이저리그 사상 시즌 동안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자를 트레이드한 것은 클리블랜드 구단이 처음이다.

시즌 전 월드시리즈 후보로 꼽혔던 팀이 단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시즌을 포기하고 새롭게 팀을 만들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라면 감독은 물론이고, 사장과 단장 모두 해고돼야할 처지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의 마크 샤피로 단장, 에릭 웨지 감독은 건재하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파이어 세일을 통해 유망주 11명 가운데 9명의 투수를 영입했다. 올해 클리블랜드는 마운드의 난조로 일찌감치 꼴찌로 주저 않았다. 8명은 23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고 절반 이상이 드래프트 1, 2차 지명선수들이다.

따라서 당분간 연봉이 올라가는 프리에이전트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년 시즌 프로그레시브 필드 관중 감소는 필연적이다.

2007년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클리블랜드가 2년도 채 안돼 팀 재건을 선언한 것을 보면 신생팀 플로리다 말린스를 연상케 한다.

1993년에 출범한 플로리다는 몸값이 비싼 FA 등을 영입해 1997년 메이저리그 사상 신생팀으로는 가장 빨리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우승 후 곧바로 주요선수들을 트레이드시켰다. 트레이드 영입대상자는 드래프트 1차 유망주들이었다.

그런 선수들이 20명 가까이 된다. 파이어 세일 후 5년 만에 플로리다는 2003년 다시 한번 정상을 밟았다.

1948년 이후 61년 동안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서지 못한 클리블랜드가 이번 트레이드로 숙원을 풀 수 있을지 궁금하다.

……………………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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