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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3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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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국가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부각하는 설계를 했다. 기존 이순신 장군 동상과 함께 세종대왕 동상을 배치해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두 인물을 같이 모신 광장으로 만들었다. 광화문이라는 명칭은 세종대왕 시절인 1425년 붙여졌다. 원래는 사정문으로 불렸으나 ‘왕의 큰 덕이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의 광화문으로 바꿨다. 세종대왕 동상은 광장의 의미를 빛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장 첫날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처럼 나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국가 상징 가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러자면 보완이 더 필요하다. 광장 조성을 위해 세종로의 16개 차로가 10개 차로로 축소되면서 지난 주말 주변 도로에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가림막이 군데군데 설치됐으나 더위를 피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광장이 정치세력의 시위 장소로 변질되는 것은 기필코 막을 필요가 있다. 주변에 정부기관과 주한미국대사관이 있다. 청와대는 서울광장보다 가깝다. 서울시는 관련 조례의 집회 허가 기준을 서울광장보다 훨씬 까다롭게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에서 문화행사를 빙자해 정치적 집회를 반복한 세력의 침탈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광화문광장이 한국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려면 시민의 휴식과 문화를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작년 5월 이후 석 달 동안 서울 도심을 점령했던 광우병 촛불시위 세력에 광장을 하나 더 늘려준 꼴이라면 차라리 차도로 그냥 놓아두는 것만도 못하다. 불법 시위와 정치에 오염되지 않는 ‘시민 광장’ ‘평화 광장’의 전통을 국민의 힘과 뜻으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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