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 클럽] 국내야구도 ‘독립 리그’ 도입할 때

  • 입력 2009년 6월 1일 08시 25분


‘아이스하키의 나라’ 캐나다는 메이저리그(MLB)가 정착하기 쉬운 환경이 아닌 나라다. MLB서 몬트리올은 사라져 버렸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만 홀로 남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가 낳은 메이저리그 스타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많다.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가장 뛰어난 타자로 불렸던 래리 워커는 캐나다가 자랑하는 대표적 스타였다. 투수들도 꽤 많은데 그 중 한명에 대한 기사가 지난달 28일 나왔다. LA 다저스 시절 철벽 마무리로 활약한 에릭 가니에(33)가 독립리그 퀘백 캐피탈스와 입단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다.

2003년 55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그가 독립리그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는 소식이었다. 가니에는 2005년 팔꿈치 수술 후 부진을 거듭하다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재기를 노렸지만 부상 재발로 방출된 바 있다.

장황하게 가니에 얘기를 늘어놓는 것은 독립리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인데, 리키 핸더슨 등도 MLB에서 방출된 후 독립리그를 통해 재기를 노렸을 정도로 독립리그는 노장들의 재기무대이거나 기량이 떨어지는 젊은 선수들의 기회의 장인 동시에 부상당했던 선수들의 재기무대로도 각광 받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외인구단 이미지와 비슷한 팀들이다.

인디펜던트 리그(Independent League)는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미국을 본떠 일본도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6팀, 베이스볼 챌린지리그 6팀, 간사이 독립리그 4팀과 2011년엔 동경 독립리그 4팀이 출범할 예정으로 2011년엔 20팀이 된다.

원조격인 미국은 일본보다 역사가 길고 규모도 크다. 1993년 노던 리그(Northern League)와 프런티어 리그(Frontier League)로 출범한 후 현재 8개 리그에 63개 팀이 운영되고 있다. 가장 최근엔 2007년 콘티넨탈 베이스볼 리그가 출범했는데 텍사스주 4팀, 루이지애나주 2팀이 소속돼 있다. 그들이 내거는 슬로건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볼거리 즉, 프랜차이즈 야구팀을 갖게 해준다는 것으로 선수들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학교, 캠프의 이벤트에 참여한다.

미국 독립리그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애틀랜틱 리그에서는 8개 구단이 팀당 126경기를 치르는데 수준이 더블A와 트리플A 중간 정도로까지 평가받고 있으며, 뉴워크 베어스팀에는 왕년의 스타였던 키스 포크, 칼 에버럿 등 메이저리그 출신만 15명이 된다. 가니에가 활약할 캔암리그는 캐나디안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 소속으로 6개 팀당 94경기를 하며 22명의 선수 중 최소 5명의 신인선수와 최대 4명의 5년차 이상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리그다. 이처럼 리그마다 특색이 있다.

1990년 필자가 플로리다 스테이트 리그에서 순회코치로 있을 때 독립리그 팀과 경기를 한 기억이 새롭다. 당시엔 지금 같은 리그 체제를 갖추지 못한 팀으로 선수들 기량도 떨어졌고 환경이나 대우도 열악했지만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투지와 열정만큼은 대단하다는 인상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제 국내 야구도 우리 실정에 맞는 독립리그를 구상해 볼 때가 됐다. 갈 곳이 없는 고교·대학 졸업생이나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의 재등용문으로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문제는 야구장 확보, 비용 부담 등의 난제 해결이다. 도전해볼 가치가 있고 실현됐으면 좋겠다. 청년 실업문제 못지않게 야구계 실업자 문제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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