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경제심리지표란 뭐고, 어떤 게 있나요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7분


[?] 요즘 신문에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좋아졌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기사가 자주 나옵니다. 경기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체감경기 지표로는 어떤 게 있나요? 경제심리지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경기 수치로 기록
기업경기실사지수-소비자동향지수 대표적

실물지표보다 경기변동에 민감…작성 간편하고 속보성도 뛰어나
조사대상 따라 결과 다른 단점도



현재의 경기상황이나 향후 경기흐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이 이용됩니다. 첫째 통계청이 매달 작성해 발표하는 종합경기지표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둘째 생산 투자 고용 수출 등 개별 경제지표의 움직임을 분석해 종합적으로 경기를 판단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경기 분석방법이며 객관적인 통계로 평가한 ‘지표경기’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제주체들의 심리지표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기업가나 소비자를 대상으로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느끼는 ‘체감경기’를 설문조사해 경기를 파악하는 겁니다.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심리지표로는 기업가의 의견을 조사해 작성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BSI)와 소비자의 의견을 조사해 만든 소비자동향지수(Consumer Survey Index·CSI)가 있습니다.

BSI는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 매월 또는 분기마다 발표합니다. 조사대상이나 내용, 지수를 만드는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뼈대는 비슷합니다. 대체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으로 구분해 현재 기업활동의 수준과 변화 방향 등을 조사합니다. 응답자는 질문항목별로 좋음, 보통, 나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답합니다. 전체 응답 중 긍정과 부정의 비중 차를 기초로 지수를 작성합니다. BSI 기준치는 100으로 100을 초과하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가가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가보다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100 미만이면 반대를 뜻합니다.

CSI는 매분기 작성되는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지수, 매월 발표되는 통계청의 소비자평가지수, 소비자기대지수 등이 있습니다. 대체로 소비자들의 소비지출 계획, 경기에 대한 인식 등을 묻습니다.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CSI의 항목별 응답은 매우 좋아짐, 약간 좋아짐, 변동 없음, 약간 나빠짐, 매우 나빠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수는 응답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하지만 지수의 범위와 해석 방법은 BSI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생활형편 CSI가 100보다 크면 6개월 전보다 현재의 생활형편이 좋아진 가구가 나빠진 가구보다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100 미만이면 반대를 의미합니다.

실제 경제심리지표를 이용해 현재 경기상황을 알아볼까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제조업의 BSI는 69로 3월보다 12포인트 올랐습니다. 지난달 14포인트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죠.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BSI가 아직 100 아래여서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많기는 하지만 급락세가 둔화됐으며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기업들이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4월 CSI는 98로 3월보다 14포인트 올랐습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상승폭은 2005년 1분기 이후 가장 큽니다. 경기회복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여실히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심리지표를 이용해 경기를 판단하는 이유는 전통적인 경제지표를 이용하는 것보다 경기변동을 더 민감하고 신속하게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심리지표는 설문조사 방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다른 경제지표보다 조사, 작성이 간편하고 속보 측면에서도 뛰어납니다. 또 전통적인 경제지표가 포착하기 어려운 경제주체의 주관적 판단과 심리적 변화를 측정하는 데도 유용합니다.

경제심리지표는 전반적으로 실물지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조사대상이나 조사 당시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실물지표가 개선되더라도 경제주체들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심리지표는 뒤늦게 회복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처럼 조사 결과가 응답자의 심리적 요인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경기상황을 판단하고 경기 전환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경기상황을 판단할 때는 경제심리지표를 포함해 다양한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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