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흑, 방아쇠를 당기다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흑 ○가 우변 백의 근거를 송두리째 뺏고 있다. 백은 우변에서 한 집을 만들기도 버겁다. 백 86, 88로 모양을 갖춰 보지만 흑 89가 뻔히 보이는 파호. 백은 이곳에선 잘해야 후수 한 집을 확보할 수 있을 뿐이다.

백은 삶을 구하기 위해 중앙으로 고단한 여행을 떠난다.

흑의 행마는 조심스럽고 탄탄하다. 흑 97까지 백의 연결을 방해하는 정도까지만 압박을 가한다. 흑의 공격이 생각보다 약하자 이세돌 9단도 “우변을 살면 언젠가 역전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며 마음을 놓는다. 백 98, 100으로 우변 백은 살았다.

백 98로 참고도 1에 두어 연결하려는 것은 흑 10까지 백이 걸려든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목진석 9단은 흑 ○때부터 꿈꿔온 구상을 현실화시킬 준비가 끝나 있었다.

흑 101. 드디어 목 9단이 방아쇠를 당겼다. 흑 101은 공짜로 한 점 내주는 것이나 다름없어 흑의 손해지만 목 9단의 구상에 꼭 필요한 수다.

흑 103. 총구를 떠난 총탄이 상대의 급소를 찌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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