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오프블로그/뒷얘기]케이블TV 요금 미리 낸다는 사실…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케이블TV 요금 미리 낸다는 사실 아셨나요

103개 업체중 91곳 ‘당월제’ 도입… 이용기간 중에 받아

《이달에 사용한 전기, 통신 요금은 보통 다음 달 말에 냅니다. 그러나 TV 시청을 위해 가입한 케이블TV방송 요금은 이달 사용 요금을 이달 말에 낸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전국 103곳의 케이블TV방송업체(SO) 가운데 거의 대부분인 91곳(17곳은 후불제 병행)이 아날로그 방식의 케이블TV방송 상품에 대해 해당 월에 요금을 받는 당월(當月)제를 도입하고 있었습니다.

티브로드, CJ헬로비전, 씨앤앰 계열의 주요 SO가 모두 포함돼 있었죠.

당월제는 발생하지 않은 이용요금을 미리 내도록 해 이용자에게 경제적으로 피해를 줍니다. 월 요금을 25일 냈다면 26∼31일 사용분은 이용하기도 전에 미리 돈을 내는 셈입니다.

SO들이 사용하기도 전에 요금을 미리 받아 얻는 이자수익만 해도 연간 5억700만 원입니다. 통신, 전기와 마찬가지로 후불제를 도입했을 때를 가정하면 SO들이 당월제로 거둬들이는 추가 이자수익은 연간 30억4700만 원에 이르죠.

소비자들로선 그 금액만큼을 손해 본 것입니다.

방통위는 특히 이 중 58개 SO는 요금납부 방법을 후불제로 해석할 수 있는 이용약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관과 달리 당월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SO는 또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는 후불제를 도입하면서 케이블TV방송에만 당월제를 도입하는 등 가입자 간 차별도 했습니다.

초고속인터넷은 KT, LG파워콤 등 통신업체들과 경쟁관계인 데 반해 케이블TV방송은 독점 사업이기 때문이죠. 인터넷TV가 경쟁 서비스로 등장했지만 아직 가입자는 미미한 수준이니 시장을 경쟁 상황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방통위는 이런 케이블TV방송 업계의 관행이 공공성이 높은 다른 서비스와는 형평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기로 했습니다.

방통위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해당 SO들에 후불제로 납부 방식을 변경토록 권고하는 업무참고 통보 조치를 취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 문제를 제기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대다수 소비자가 요금 당월제의 부당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요금제를 정확히 설명하고 부당 청구된 금액은 전액 환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케이블 업체들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전환하면 운영자금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당월제는 과거 중계유선사업 당시부터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던 일”이라며 “사업자들도 후불제 전환의 필요성을 알고 있어 신규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도입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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