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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2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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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경영기법으로 위기 넘자” 업무현장 적용 잇따라
임직원 학습자료로 삼아… 기고자 초청 워크숍 갖기도
《“지금까지 수많은 도요타자동차 분석 케이스를 접해 봤지만 이번에 읽은 글이 최고다.” 강유식 LG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동아비즈니스리뷰(DBR) 11호에 실린 도요타자동차 조직문화 분석 기사를 읽고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강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해당 기사를 꼼꼼히 읽어 보라고 권유했다. 지난해 1월 창간한 경영전문 격주간지 DBR가 경영자들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DBR가 세계 3대 경영 저널인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매킨지쿼털리와 독점 제휴해 실시간으로 공급하는 글로벌 경영지식이 기업의 전략 수립과 집행, 임직원 교육에 활용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는 것.》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DBR는 한국의 유일한 지식매체로 HBR의 위상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위기 시대 지식이 생존 비결
경제위기로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감에 따라 지식이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송 교수는 “과거에는 기업의 여러 활동 가운데 생산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21세기 지식경제 시대가 열리면서 연구개발이나 마케팅 등 지식을 활용하는 활동의 중요성이 급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양질의 지식을 획득하고 조직원들이 이를 흡수해 현장에서 개선 활동을 이뤄내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식경영의 대가 토머스 대븐포트 밥슨칼리지 교수는 “지식경영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제대로 지식경영을 하려면 시장 분석과 제품 디자인, 생산, 가격 결정, 인사관리 등 회사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DBR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현장에서 문제 해결을 하는 데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대안 제시에 주력해 왔다. 전략적 사고 방법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구체적 대안, 사업 계획 수립 방법론, 위기 시대의 전략 기획 기법, 불황기 마케팅 및 인사관리 방법론 등이 이런 취지에서 제작된 대표적인 콘텐츠들이다.
○ 경영 현안 해결에 도움
상당수 기업은 DBR에서 제시한 방법론을 실무에 적용하면서 ‘실전 학습’을 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을 토대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김호준 대신증권 혁신전략(IS)실장은 최근 ‘불황기에는 신규 고객보다 기존 핵심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토대로 우량고객 유지 전략을 수립해 실행했다.
김 실장은 “회사 전략과 관련된 내용이라서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DBR에 상세히 소개된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토대로 위기 대응 전략을 입안했으며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도 얻었다”고 소개했다.
SK브로드밴드는 DBR 6호(2008년 4월 1일자)에 실린 위기관리 스페셜 리포트를 구입해 본사 임직원에게 배포했다. 이후 이 회사는 위기 상황에 대응할 때마다 DBR를 ‘매뉴얼’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중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D사는 DBR 27호(2009년 2월 15일자)에 실린 ‘불황 극복,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기사에서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최소화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
이 회사 사장은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어려운 대외 환경을 설명하고 비용 절감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 교육비와 영업비는 절감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비전 수립 작업도 서둘러 마무리해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유도했다.
사업 계획서 작성에도 DBR의 도움을 빼놓을 수 없다.
김주대 KTF 비즈기획팀 과장은 “올해 사업계획서 작성과 리뷰 과정에서 DBR 21호에 실린 ‘불확실성 시대의 경영’ 가운데 밑줄 그었던 내용을 체크해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에서 활용하는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이용해 DBR의 주제별 특집을 분류하고 연재물도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 지식경영 핵심 매체로 각광
DBR 콘텐츠를 임직원 교육용 교재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은 임원회의 때마다 빠지지 않고 DBR에 실린 최신 경영 지식을 화제로 삼는다.
DBR 콘텐츠 가운데 허 사장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내용은 임원들에게 e메일로 보낸다. 이와 함께 위기관리와 창의력 향상을 위해 DBR에 기고한 전문가를 직접 초청해 팀장 워크숍도 개최했다.
이 회사 신형범 홍보팀장은 “DBR가 지식경영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도 DBR 콘텐츠 활용에 적극적이다. 지 사장은 DBR 19호(2008년 10월 15일자)에 실린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책 기사가 전체 미디어를 통틀어 가장 깊이 있는 분석을 담았다며 임원들에게 회람을 지시했다.
대학가에서는 경영학과 학생들의 주요 부교재로 DBR가 활용되고 있다. 임성준 중앙대 교수는 “DBR에 실린 픽사의 조직문화 분석 케이스 등을 토론 자료로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 온라인 사이트 방문자 급증
DBR 온라인 사이트인 동아비즈닷컴(www.dongabiz.com)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온라인 사이트 방문자는 지난해에 비해 갑절 이상으로 늘었고 유료 콘텐츠 판매액도 지난해 말 대비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대표이사나 임원 등 온라인에서 잘 활동하지 않던 연령대나 계층의 회원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
대우증권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정진교 씨는 “동아비즈닷컴에서 인수합병(M&A)에 성공하는 기업의 특징을 설명한 자료를 얻어 시황 회의 때 발표했다”며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