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美 ‘패밀리 구단’의 성공학

  • 입력 2009년 2월 4일 03시 01분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피츠버그 스틸러스, 미국프로야구(MLB)의 뉴욕 양키스, 미국프로농구(NBA)의 LA 레이커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디트로이트 레드윙스.

미국 4대 메이저 종목의 명문 구단이다. 통산 우승 횟수도 1, 2위를 달리는 리그 간판 팀이다. 이들 구단은 기업 형태가 아니라 ‘패밀리 구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더 끈다. 부정적 시각으로 보면 족벌 운영이다. 그러나 미국에선 큰 문제가 안 된다.

2일 막을 내린 슈퍼볼에서 사상 최다인 6번째 우승을 차지한 피츠버그는 루니 패밀리가 193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부친 아트 루니의 뒤를 이어 댄 루니가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형제들의 지분 분배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슈퍼볼 우승으로 자금 압박이 크게 해소됐다.

루니 구단주는 이른바 ‘루니 룰’이라고 해서 새 감독을 영입할 때 필히 흑인 코치들과 인터뷰를 해야 한다는 조항을 제정해 소수계를 배려했다. 사상 최연소 슈퍼볼 우승 감독이 된 흑인 사령탑 마이크 톰린(37)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루니 패밀리가 아니었다면 검증되지도 않은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며 구단주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루니 구단주는 지난 40년 동안 단 3명의 감독을 발탁했는데 이들은 모두 슈퍼볼 정상을 차지했고 30대에 영입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피츠버그가 전통적으로 미국 팬들에게 사랑받는 구단이라면 뉴욕 양키스의 인기는 훨씬 폭이 넓은 편이다. 양키스는 1973년부터 조지 스타인브레너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보스’로 통했던 스타인브레너는 최근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스타인브레너는 1973년 CBS 방송사로부터 1000만 달러에 구단을 부분 매입한 뒤 실질적인 오너가 됐다. 양키스의 자산가치는 지난해 12억 달러로 평가됐다. 독선적인 구단 운영으로 여론의 비판도 받았지만 스타인브레너는 팀을 인수한 뒤 월드시리즈 우승을 6차례 차지했다.

LA 레이커스는 ‘버스 패밀리’가 운영하고 있다. 레이커스는 NBA에서 가장 비싼 구단이다. 1979년 6750만 달러에 구단을 인수한 제리 버스 구단주는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 아들과 딸들이 구단의 요직에 배치돼 있으며 8번이나 우승컵을 안았다.

NHL은 비록 인기가 다른 종목에 비해 떨어지지만 디트로이트는 하키의 양키스다. 구단주는 마이크 일리치. 패스트푸드 경영으로 부를 쌓은 사업가다. 1982년에 구단을 인수해 27년 동안 4차례 팀을 스탠리컵 정상에 올려놓았다.

미국 스포츠단의 성공한 구단주들은 그 누구보다 뛰어난 경영자다. 이들은 앞을 내다보는 투자와 패밀리 비즈니스로 구단의 가치를 수십 배 올려놓았다.

문상열 미국 스포츠 칼럼니스트 moonsytexas@hotmail.com

:문상열(51) 통신원:

밥보다 스포츠가 좋았다. 허구한 날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따져댔다. 이 기사 잘못됐다고. 지금은 고인이 된 이종남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이 “그러면 당신이 기자해”라고 했다. 그렇게 기자가 됐다. 어릴 때부터 AFKN을 본 탓에 영어는 자연스럽게 배웠다. 1980년대에 인터넷이 있었다면 미국 스포츠 전문 파워 블로거가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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