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핀 포인트]축구선수-감독이 산에 오르는 까닭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축구와 산.

얼핏 보면 연관이 없을 듯한 두 단어입니다. 하지만 새해가 시작되면서 축구와 산은 유난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최근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들과 제주 성산 일출봉에 올랐습니다. 한라산에 오를 계획이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이곳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상 정복의 쾌감을 느껴보게 하고 싶다. 선수들이 산을 타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산행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허 감독뿐만이 아닙니다.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도 산을 찾았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리그에 나서는 신생팀 강원 FC 최순호 감독과 선수들은 연초 설악산에 올랐습니다. 사실 최 감독은 산에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닙니다. 최 감독은 “몇 년 전 산행 때 느낀 바가 있어 2004년 포항 감독 시절부터 매년 신년 산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도 17, 18일 이틀간 지리산에 오를 계획입니다. 전남 드래곤즈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은 10일 광양 백운산에 올랐습니다.

이들이 산에 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훈련 일정이 빠듯한 이들이 귀한 시간을 내 산에 오르는 이유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최 감독은 힘든 산행을 마치고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사람들은 정상을 목표로 산에 오릅니다. 완만한 길에선 산행이 쉽지만 협곡을 만나면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나 묵묵히 오르다 보면 정상에 도달합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희로애락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선수들이 느꼈으면 합니다.”

산에 오르며 선수들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경험하게 됩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거나 기나긴 리그를 치르는 선수들에게 감독들은 백 마디 말을 듣는 것보다 몸으로 느끼길 원했을지도 모릅니다.

축구대표팀은 이제 월드컵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이란이라는 큰 산을 마주하게 됩니다. K리그 15개 팀도 9개월간의 대장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산 정상에 올랐던 기분 그대로 선수들이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길 기대합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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