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노선 변경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1분


백 60은 지나가는 길에 던진 잽. 고약하다. 실리만 생각하면 ‘가’로 몰아서 잡아야 하는데 백 ‘나’로 젖힐 때 흑 ‘다’로 끊을 수가 없다. 이쪽 둑이 무너지면 그동안 중앙에 공들인 것이 허사가 된다.

흑은 63으로 중앙을 키우고 백은 64로 좌변을 키우며 서로 ‘마이 웨이’를 외친다. 그러나 흑의 중앙 집보다 백의 좌변 집이 더 확실하다. 흑이 계속 집짓기 경쟁을 이어가면 승부가 되질 않는다.

박정상 9단은 괴롭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식이 아니라 등 떠밀리듯 노선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흑이 65, 67로 좌변 백진 침투에 나선 것은 뼈아픈 노선 변경이다.

김성룡 9단은 백 68로 일단 귀를 확보하고 좌변 흑 한 점을 중앙으로 내몰려고 했다.

그러나 흑 69를 보자 김 9단은 깜짝 놀란다. 흑이 좌변을 살릴 듯하다가 다시 중앙을 키우는 방향 전환을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

백 68로는 참고도 백 1로 위에서 덮어 씌워 좌변 흑을 살려주고 백 9로 중앙 흑 진을 지우면 유리했다.

김 9단은 흑 67이 있기 때문에 좌변이 온전하게 백 집이 되기 어렵다는 점을 깜빡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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