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은 63으로 중앙을 키우고 백은 64로 좌변을 키우며 서로 ‘마이 웨이’를 외친다. 그러나 흑의 중앙 집보다 백의 좌변 집이 더 확실하다. 흑이 계속 집짓기 경쟁을 이어가면 승부가 되질 않는다.
박정상 9단은 괴롭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식이 아니라 등 떠밀리듯 노선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흑이 65, 67로 좌변 백진 침투에 나선 것은 뼈아픈 노선 변경이다.
김성룡 9단은 백 68로 일단 귀를 확보하고 좌변 흑 한 점을 중앙으로 내몰려고 했다.
그러나 흑 69를 보자 김 9단은 깜짝 놀란다. 흑이 좌변을 살릴 듯하다가 다시 중앙을 키우는 방향 전환을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
백 68로는 참고도 백 1로 위에서 덮어 씌워 좌변 흑을 살려주고 백 9로 중앙 흑 진을 지우면 유리했다.
김 9단은 흑 67이 있기 때문에 좌변이 온전하게 백 집이 되기 어렵다는 점을 깜빡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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