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백을 들고 미소 짓다

  • 입력 2009년 1월 12일 02시 58분


돌을 가린 결과 백을 쥔 김성룡 9단은 은근히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다. 그는 이번 국수전 본선 16강과 8강전에서 모두 백을 들고 이겼다.

백 8로 귀를 지킨 것이 일찌감치 실리 위주의 노선을 선언한 수. 흑이 세력을 쌓으면 그 타개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이번 본선에서 재미를 본 수법이다.

박정상 9단도 백의 의도를 꿰뚫어본다. ‘가’ 등으로 보폭을 넓히지 않고 흑 9로 좁게 둬 ‘실리 챙기기에 뒤지지 않겠다’고 응수한다.

백 10은 적극적인 수. 박 9단은 흑 11로 강하게 반발한다. 예상 외로 승승장구하며 4강까지 올라온 상대의 기세를 초반부터 꺾자는 의도가 들어 있다.

하지만 지나친 의도는 부조화를 낳는다. 흑 11은 ‘나’ 혹은 14의 곳에 붙이는 변화를 모색했어야 했다.

백 16으로 젖힐 때 흑의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 참고도 흑 1로 끊는 것이 강수인데 백 26까지 흑 실리는 납작한 반면 백 세력은 튼실하다. 실전 백 18까지 백이 포인트를 얻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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