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과거 북한의 산림은 남한보다 훨씬 좋은 숲과 목재자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1917년 당시 압록강 지역의 산림 축적이 일본에 비해 1.5배나 높아 일본인도 놀랄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 북한 국토면적의 73%를 차지하는 산지 중 약 16%가 절대 녹화가 필요한 황폐산지로 파악된다. 대부분은 서부해안지역 및 도시인접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산림의 황폐화는 대단히 심각한 실정으로 도시 주변의 야산은 대부분 개간이나 땔나무 채취로 나무 한 그루 보기 힘들다. 도심지 주변 급경사지의 비탈밭에서는 옥수수나 콩 같은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북한은 겨울이 길고 추운 데 반해 연료가 부족하니 나무는 물론 풀 한 포기도 모조리 긁어 땔감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또 적은 양의 강우에도 흘러내리는 토사는 하천을 범람하게 해 농경지뿐 아니라 국토의 황폐화를 가속화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산림 황폐지를 복구하기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몇몇 민간단체를 통해 북한 땅에 나무심기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우리겨레하나되기’라는 단체는 남북의 강산을 푸르게 가꾸자는 통일나무심기사업으로 올해 평양시 삼석구역에 양묘장을 신축하고 2010년부터 매년 200만 그루의 나무를 생산해 한 해 500ha(여의도 면적의 5분의 3)를 녹화할 계획이다.
북한의 산림 황폐지 복구사업은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푸른 한반도 만들기’ 및 ‘북한지역 1억 그루 나무심기’의 실천을 위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산림 역시 일제의 수탈과 6·25전쟁, 1960년대의 식량난을 거치면서 국토가 피폐했던 시절이 있었으나 1970년대부터 범국가적으로 추진한 치산녹화운동의 성공으로 지금은 울창한 옛 모습을 되찾았다. 그동안 산림청이 축적한 풍부한 산림녹화 경험과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푸르고 울창한 금수강산으로 만들어야 할 때다.
정진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자원정보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