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보기자의 이 한수]맹공 퍼붓던 흑, “아뿔싸!”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2시 59분


한국바둑리그 12라운드 2차전 3국

바둑에서도 무리하면 탈이 난다. 하지만 지금 두는 수가 무리인지 알기란 쉽지 않다.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판단해 강공을 감행했는데 되레 상대의 역습에 휘말려 형세를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특히 속기전에선 수읽기 시간이 부족해 상대의 묘수를 깜빡 놓치게 된다.

▽장면도=백 (△)로 붙여 상변 백 말의 타개를 꾀한 장면. 홍 6단은 흑 1, 3을 선수한 뒤 흑 5로 뿌리째 끊어버리는 강수를 날렸다. 흑 9까지 언뜻 보기엔 백 말이 흑의 포위망에 완전히 갇힌 상황. 홍 6단은 이 백돌을 잡고 승리를 일찍 결정짓게 됐다고 흐뭇해하고 있었다. 흑의 의외의 공격에 멈칫했던 김승준 9단은 수읽기를 하면서 점점 표정이 밝아졌다.

▽참고도=백 1, 3으로 단순히 뚫고 나오는 것이 홍 6단의 수읽기에 없었다. 이래 놓고 백 5로 붙이자 흑의 응수가 궁해졌다. 이제야 홍 6단도 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한다. 만약 흑이 계속 차단을 고집해 6, 8로 백 한 점을 잡으면 백 9로 1선에 빠지는 것이 묘수. ‘가’로 젖히는 수와 백 11을 맞보기로 한다. 백 13까지 백은 우상과 안전하게 연결된다.

▽실전도=백 1(참고도 5)을 본 홍 6단은 급히 흑 2∼6으로 궤도 수정에 나선다. 그러나 백 7, 9를 두자 흐름이 완전히 백에게 넘어왔다. 게다가 좌상 흑은 미생마.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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