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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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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위기감까지 불러일으킨 달러 기근 사태는 수급 불일치 외에 일부 수출 기업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를 움켜쥔 채 내놓지 않은 탓도 컸다. 기업들이 달러를 풀기 시작한 데는 환율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자체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덮친 상황에서 기업들이 합리적인 결정으로 시장을 안정시킨 것은 평가할 만하다. 외환시장의 안정은 그들 기업의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어제 코스피지수가 2년 3개월 만의 최저치인 1,241.47까지 떨어지자 증권사 사장들은 긴급 모임을 갖고 증시 공동펀드 조성과 증권사 보유 주식의 매도 자제를 결의했다. 20대 그룹의 자금담당 임원들은 “자금 사정은 양호한 상태”라고 밝히고 시장 안정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공조는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격랑 속에서 정부 당국자들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해도 시장의 패닉(심리적 공황)은 진정되지 않았다. 행동보다 말이 앞선 미숙, 정책 효과를 반감시킨 굼뜬 대응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 산하의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은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가벼운 발언이 금융시장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을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민간도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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