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0년 국군 유사시 대응 한 치도 빈틈없어야

  • 입력 2008년 10월 1일 02시 57분


1948년 창설된 국군이 오늘 60주년을 맞는다. 전투기와 탱크 한 대 없이 병력 5만 명과 일본군이 쓰던 구식 소총으로 발족한 우리 국군은 그동안 엄청난 양적 질적 발전을 이뤘다. 현재의 국군 전력(戰力)은 건군 당시의 600배 이상이라고 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9위권의 강군’이다.

군은 지난주부터 이달 중순까지 하늘과 땅, 바다에서 대규모 기념행사를 펼친다. ‘선진 강군, 국민과 함께 미래로 세계로’라는 구호 아래 각계 지도층과 외교사절, 국민과 학생을 대거 초청해 위용을 자랑한다. 지난주 경기 포천의 화력훈련장에서는 한미 연합군의 최첨단 네트워크중심전쟁(NCW) 시범훈련이 있었고, 오늘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다음 주 부산 앞바다에서는 해군의 관함식(觀艦式·국가원수의 해상사열)이 펼쳐진다. 그러나 거창하고 화려한 행사만으로 국민이 발을 뻗고 자기에 충분하지 않다. 믿음이 가지 않은 일이 지난 정부에서 많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좌파정권 10년 동안 상당수 병사가 누가 주적(主敵)인지도 모르는 황당한 현실을 겪었다. 최근 여간첩 원정화 사건은 정예간부들, 그것도 정훈장교들의 정신상태가 얼마나 해이해져 있는지를 보여줬다. 원정화가 간첩인 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함께 해외로 도망갈 궁리를 한 장교도 있었다. 2002년 제2연평해전(서해교전) 때는 상부 지시에 따라 ‘신중한 대처’를 하다 북의 선제공격으로 장병 6명을 잃었다.

북의 정규군 병력은 국군 67만 명의 두 배에 가까운 117만 명으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다. 특히 북은 이미 핵무기와 사거리 2500∼6700km의 대포동 1, 2호 미사일까지 개발해놓고 있다. 최근 북의 핵 불능화 중단선언이나 금강산 관광객 피살 등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건군 60주년을 맞아 국방정책이 정권에 따라 춤을 춰서는 안 되겠다는 반성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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