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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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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90개국 정상이 개막식에 직접 참석하여 개최를 축하한 ‘과학기술, 환경, 인문 올림픽’에서 1위까지 차지한 중국이다. 그럼에도 가장 기본적인 민생식품의 안전도 담보하지 못하고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중국을 현대적인 대국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최근 수년간 ‘평화와 발전’을 제창하면서 자신의 매력과 소프트 파워를 강조한 중국이 이제 무엇을 갖고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까?
멜라민 분유 사건으로 문제가 불거지긴 하였지만 중국의 저질 제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의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중국식 저급 제품’ 문제는 이제 세계인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며 중국의 국가 신인도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우선 이번 사건은 개혁 개방 이후 성과주의에 물든 중국 사회의 이중성을 그대로 노출했다. 오늘날의 부상하는 중국을 만든 30년에 걸친 개혁 개방이 지나치게 발전과 효율만을 추구한 나머지 ‘겉과 속, 명분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중국 사회 내부의 모순을 드러냈다. 결국 세계 최대, 세계 최고의 외형적 발전 추구가 중국 사회 전반에 안전 불감증을 포함한 조급증을 만연시켰고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부재를 노출시킨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기업은 기업대로 사회적 책임과 상도의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장도 급속한 경제 발전의 와중에 정부 당국의 단계별 관리는 사실상 공백 상태였다고 인정했다. 중국 정부 역시 일찍이 이 문제를 알고 있었으면서 원만한 올림픽 개최를 위해 은폐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물론 중국 사회의 이런 현상은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일 수 있다. 세계적 최선진국도 이런 과정을 겪었으며 우리나라도 아픈 기억이 많다. 모든 문제를 중국의 일방적 책임으로 떠넘길 생각도 없다. 중국은 소위 말하는 ‘후발 경제 개발 국가’이다. 후발 경제국은 후발성 이익을 볼 수 있다. 긍정적인 의미로 다른 나라가 장기간에 걸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룬 성과를 그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이익이다.
분명 중국은 성과의 달성에 후발성 이익을 극대화한 나라다. 당연히 다른 나라가 겪었던 발전의 후유증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제 발전에 쏟는 정열만큼 최선의 노력을 한 것 같지는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은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글로벌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경영하는 데 상도의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정부에도 정치도의라는 게 있다. 공자(孔子) 말씀에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는 게 있다. 국민의 신임을 잃은 정부는 존립할 수 없다는 말이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다 인정하는 글로벌 시대다. 유추해 본다면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세계적 국가가 될 수 없다. 경제 수치나 과학 기술의 발전만을 갖고 세계의 인정을 받는 시대는 지났다. 성숙한 기업윤리와 시민의식, 그리고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준비가 없이는 선진국이 되기 어렵다. 중국이 강대국이 되고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것은 중국의 몫이다. 주변과 같이 가는 존경받는 대국, 선진국이 되었으면 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 중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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