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설립 10년 맞는 강원랜드 조기송 사장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2015년까지 세계적 리조트로 키울 것”

《6월 29일.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권위주의 체제의 종식을 선언하고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을 공언한 ‘6·29 민주화 선언’ 때문이다. 그러나 강원 남부 폐광지역 주민에게 이날은 또 다른 ‘역사의 날’이다. 폐광지역에서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운영할 ‘㈜강원랜드’가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탄가루 풀풀 날리며 빈집만 늘어가던 을씨년스러운 폐광지역, 시름에 젖은 한숨 소리만 흘러나오던 루핑 지붕의 허름한 광원 사택에 살던 주민에게 ‘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유일한 희망이자 생명 줄이었다. 강원랜드가 29일로 설립 10년을 맞는다. 황금 알 낳는 거위로 곧잘 비유되는 카지노. 과연 그 슈퍼 거위의 황금 알은 어찌 됐을까. 강원랜드의 조기송(59) 사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강원랜드를 ‘하이원리조트’라는 새 브랜드로 재출범시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빈대잡이에 나서야 빈대도 잡고 초가삼간도 태워 먹지 않는다’는 도전적인 경영으로 취임 1년 9개월 만에 ‘매출 1조 원, 자산 2조 원, 10% 성장’ 시대를 연 전문경영인이다.》

―사장에 취임(2006년 3월)한 지도 벌써 2년을 훌쩍 넘겼네요. 제가 보기에 강원랜드가 스키장 개장(2006년 12월) 이후 확 바뀐 듯한데요. 카지노가 아니라 국민 관광지로 말이죠.

“정말 그렇게 보셨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것이 저희가 지향하는 바니까요. 실제로 그런 면이 있습니다. 가족 단위 관광객 수가 그것을 잘 말해 줍니다. 2005년 7.6%이던 것이 2년 만에 30%로 늘었습니다. 수학여행단(2007년 6만 명, 2008년 10만 명 예상)까지 찾을 정도니까요. 카지노로만 보지 않는 ‘이미지 변화’에 저와 직원 모두가 고무돼 있습니다.”

―가족 여행객이 늘면 전체 매출은 떨어지는 것 아닌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해는 역대 최고 매출(1조665억 원)을, 지난5월 대표적인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저희 고객은 카지노만, 혹은 카지노와 관광을 두루 하거나 아니면 카지노는 전혀 하지 않는 세 부류로 나뉩니다. 그런데 카지노를 전혀 하지 않는 고객의 증가세(2006년 26만 명, 2007년 89만 명, 2008년 120만 명 예상)에 힘입어 총매출도 늘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늘 달고 다니시는 ‘비전 2015’가 무엇인지요.

“지금의 이런 변화된 모습, 그게 비전 2015입니다. 하이원리조트를 2015년까지 ‘문화관광산업의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카지노에 머물지 않고 세계 수준의 사계절 종합리조트로 성장시키자는 거지요. 2015년으로 못 박은 것은 ‘내국인 출입 카지노의 독점 시한’ 때문입니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의 설립 근거가 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1995년) 자체가 2015년에 폐기되는 한시법입니다.”

―그러면 2015년 이후 하이원리조트는 어떻게 됩니까.

“하이원리조트를 자생력 갖춘 ‘관광브랜드’로 키우는 것은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다행히 지금 카지노라는 수익성 좋은 사업이 있어 가능하지요. 그래서 지난해 새로운 브랜드 체계를 도입하고 고급 리조트로 키우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하이원리조트’를 최상위 브랜드로 하고 그 아래에 강원랜드 카지노와 호텔, 하이원CC와 스키, 하이원호텔과 테마파크, 밸리와 마운틴 콘도미니엄을 둔 라인업입니다.”

―오늘 보니 스키 슬로프가 온통 들꽃에 덮이고 터비썰매(원형튜브타기)와 인공트레일(길이 250m, 폭 30m)의 서머스키, 알파인코스터(2.2km)의 등장으로 업그레이드된 모습인데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세계 최대의 루미아르떼,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의 음악 분수 등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2010년 초에는 기둥없는 디지털건축의디지털 건축의 최첨단 실내워터파크(워터폴리스)가, 내년 말에는 초호화 스파(클럽 스파)가 문을 엽니다. 컨벤션 시설과 쇼핑몰, 전문식당가를 갖춘 기능형 호텔과 전통 한식 전문의 운암정(만화및 영화 '식객'의 무대), 신 개념 콘도도 들어섭니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석탄산업합리화사업(폐광지역 경제 활성화)의 일환이었는데 강원랜드가 기여한 바는 무엇인가요.

“자본금 510억 원(공공부문)으로 시작한 기업이 9년 만에 자산 2조 원에 매출 1조 원을 올리고 연간 340만 명의 방문객을 끌여들였습니다. 지난해까지 8년간 납부한 세금(2007년까지)만 중앙 정부에 8926억 원, 지방자치단체에 1058억 원이고 이 밖에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3486억 원,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4941억 원을 냈습니다. 고용창출 효과도 큰데요, 직원 중 폐광지역 4개 시군 출신이 60%나 됩니다. 폐광지역 가계소득에도 다양하게 기여했습니다. 고용창출로 2300억 원, 식자재 구입에 1222억 원, 건설 수주(의무화)로 4141억 원, 지역상권에 128억 원 등입니다.”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독점의 보호막이 2015년 이후 사라진다고 해도 강원랜드가 계속해서 그 이상으로 지역 발전에 기여하도록 경쟁력 있는 레저기업으로 체질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정선=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조기송 사장은:

△1949년 강원 강릉 출생

△1974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3년 LG전자 미국 LA지사장

△1996년 LG전자 미주지역본부장

△2001년 LG필립스디스플레이홍콩 공동대표

△2004년 중국 TCL톰슨전자 수석운영관

△2006년 ㈜강원랜드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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