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금융회사에서 펀드를 매입할 때 “자신의 위험 성향에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위험 성향이란 주식과 같은 위험한 자산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 선택하는 개인적인 선호도를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위험 성향을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주가 상승기에는 낙관적으로 주식형 펀드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다가, 주가가 하락으로 돌아서면 펀드를 다 팔아치우는 등 갈대처럼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고객의 위험 성향을 변하지 않는 것인 양 측정하려 한다. 10여 개의 질문을 던지고서는 위험 성향이 ‘공격적이다’, ‘보수적이다’라는 판정을 섣부르게 내린다.
이미 펀드투자가 활성화된 지 30년이 넘는 선진국에서는 축적된 경험과 지식으로 위험 성향을 어느 정도 가려낼 능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펀드투자가 활성화된 지 겨우 3, 4년밖에 안 된 한국에서 합리적 투자 방법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고객을 대상으로 위험 성향을 파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는 측정이 어려운 위험 성향을 이용해 투자하기보다 자산배분 전략을 이용해서 펀드에 투자하도록 하자.
자산배분이란 자신의 총자산을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이라는 4가지 자산구성비로 구성해 나가는 투자 자세를 말한다. 선진국 40, 50대들의 자산구성비는 대략 부동산 50%, 채권 29%, 주식 20%, 현금 1%라고 보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최근 자산운용협회는 한국 국민의 평균적인 자산구성비를 부동산 86%, 주식 5%, 현금 5%, 채권 4%로 추정했다. 전체 자산 중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금융자산이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14%밖에 안 되는 금융자산으로 불완전하게 위험 성향을 측정해 투자하기보다는 차라리 자산배분 비율을 선진국형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자산이 고령화, 저금리 시대에 가장 유망한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자신의 자산 중에서 주식이 20% 이상 차지할 수 있도록 적립식으로 장기간 투자해 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국펀드평가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