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한수 한수가 조심스럽다. 삐끗하면 초반부터 망할 수 있기 때문.
비교적 빠르게 둬오던 이영구 7단의 손길이 멈췄다.
10분여의 장고 끝에 백 30을 내려놓는다. 만약 참고1도 백 1로 한줄 옆에 두다간 흑 9까지 백이 꼼짝 없이 걸려든다.
검토실에선 백 30 대신 참고2도 백 1로 미는 수도 검토하고 있었다. 간명하고 평화로운 진행이다. 하지만 두 대국자의 눈에는 참고2도가 들어올 리 없다.
흑 33으로 포위하는 것까지는 필연적. 우상 흑과 백 돌의 수상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그러나 백이 단순히 수를 줄여나가면 수부족으로 잡힌다.
백 34, 36으로 끊어 흑의 단점을 엿보는 것이 최선. 흑 37, 백 38의 교환에 이은 다음 수가 중요하다. 두 대국자가 실타래 풀 듯 섬세하게 수읽기 퍼즐을 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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