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76>浮生長恨歡娛少, 肯愛千金輕一笑

  • 입력 2008년 3월 17일 02시 53분


浮(부)는 물이나 공중에 뜨다의 뜻이다. 浮力(부력)은 뜨는 힘이고, 浮橋(부교)는 배나 뗏목을 잇대어 만든 다리이다. 떠돌아다니다의 뜻도 있으니, 浮生(부생)은 떠다니듯 덧없는 인생이다. 長(장)에는 常(상)과 같이 항상 또는 늘의 뜻도 있다. 恨(한)은 한탄하다 또는 원망하다의 뜻이다. 歡娛(환오)는 기쁨과 즐거움이다. 少(소)는 多(다)와 반대로 적다의 뜻, 老(로)와 반대로 어리다의 뜻이 있다. 肯(긍)은 뼈에 남아 붙어있는 살이 본래 의미로 사물의 핵심이나 요처를 뜻한다. 보통 肯定(긍정)처럼 동의하다의 뜻, 또는 조동사로서 원하다, 즉 ‘기꺼이 ∼하려고 하다’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愛(애)는 愛惜(애석)처럼 아끼다 또는 인색하게 굴다의 뜻이 있다. 千金(천금)은 많은 재물을 가리킨다. 輕(경)은 동사로 가볍게 여기다의 뜻이다. 笑(소는) 웃음이다. 본래 사람이 몸을 구부려 웃는 모습이 대나무가 바람에 구부러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이 우스꽝스러운 풀이에 따르면, 허리가 휘도록 크게 웃어야 본래의 笑(소)인 것이다. 미소나 비웃음도 모두 笑(소)이지만, 젊어질 수 있는 一笑一少(일소일소)의 웃음은 신나게 웃는 커다란 웃음이리라.

苦海(고해)라고도 말하는 인생이니 즐거워 마음껏 웃을 일이 많지 않다. 그러니 열심히 그 기회를 잡지 않으면 웃을 일도 별로 없다. 그런데도 욕심으로 웃음을 잃고, 혹은 늘어가는 나이 탓에 덤덤해져 잘 웃지 못한다. 그러나 다행히 웃음은 바로 옆에 있다가, 부르기만 하면 기꺼이 찾아와 젊음도 주고 건강도 준다. 그러니 기왕이면 많이 웃고 크게 웃으며, 또 남에게도 전염시키자. 宋(송) 宋祁(송기)의 ‘玉樓春(옥루춘)’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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