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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21일 2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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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의 돌연사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06년 5월 이후 대전·금산공장과 연구소 직원 7명이 집에서 잠을 자거나 쉬던 중 급성심근경색 관상동맥경화증 심장마비 등으로 돌연사했다. 5명은 폐암과 식도암, 간세포암, 뇌수막종양에 걸려 사망했다. 유족들은 “한 회사에서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은 것은 산업재해”라며 조사를 촉구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한국타이어 근로자들의 돌연사는 직무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제 발표했다. ‘작업환경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는 1월 8일의 중간 조사결과보다 진전된 내용이다. 노동계가 주장했던 분진, 유기용제, 이산화황, 다핵방향족 탄화수소 등 화학물질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부인했지만 여름 40도 이상, 겨울 30도 이상인 고온의 작업환경과 야근으로 인한 과로를 주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공단이 한국타이어 전현직 근로자 7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조사 결과에서도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암이나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수준이 높게 나왔다.
▷돌연사나 암은 개인적 특성이나 가족력도 따져야 하는 만큼 사망자 12명 전체의 사인이 직무와 관련돼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참여연대 등은 성명을 내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사돈 기업이라는 것 때문에 사태를 서둘러 덮으려 한다면 문제를 더욱 키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선인의 사위가 부사장인 기업이라서 정치적으로도 묘하게 됐다.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해 유족들에게 보상을 하고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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