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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3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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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우리의 신(新)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협상을 주도했고,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임기 말에 이르러 한미 FTA 비준 동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그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차기 정부 조직개편안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한미 FTA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국가 장래보다 정권 코드 연장에만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미국 의회를 재촉하는 의미에서도 우리 측의 비준 동의가 2월 임시국회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농촌 지역 의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적 난제(難題) 앞에서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아쉽다. 국회 제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대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처리를 다짐했다. 작년 4월 협상이 타결됐을 때 손 대표는 누구보다 먼저 환영했다. 그러나 말뿐이다. 어제 신당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정작 FTA 비준 동의안을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과제 앞에서 당리(黨利)나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국가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영국을 부활시킨 마거릿 대처 총리는 고비 때마다 주저앉으려는 동지들에게 “돌아가고 싶으면 당신들이나 돌아가시오”라고 외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우리 지도자들에겐 그런 리더십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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