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딱 하나의 빈틈

  • 입력 2008년 1월 7일 02시 53분


흑 ○로 백 166의 곳에 뒀다면 실전보다 쉽게 백을 잡을 수 있었다. 백이 166으로 하변 쪽으로 비집고 나오면서 이 바둑의 수명은 더 길어졌다. 그러나 그 누구도 백 대마가 잡힌다는 사실에 대해선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검토실의 서봉수 9단은 이 대목에서 “끝났어. 백이 콘크리트 벽에 갇혔어”라고 말했다. 백 대마가 살 길이 없다는 뜻이었다.

인터넷 해설을 하던 김승준 9단도 “백이 한꺼번에 두 수를 놓아도 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할 정도였다.

이세돌 9단은 돌을 던지더라도 백 대마는 살리고 보겠다는 태도다. 이 판에서 대마가 잡히는 수모를 겪으면 앞으로 남은 대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은 176까지 필사적으로 집 모양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윤준상 국수는 느긋하게 백 대마를 몰아간다. 백을 잡는 방법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을 택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정도다. 굳이 잡으려고 애쓰지 않고 백이 하자는 대로 해줘도 자연스럽게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백 180 이후 백을 잡는 방법은 간단하다. 참고도가 대표적인 경우. 흑 1, 3이면 쉽다. 하변은 백에게 내주지만 우변 백 대마를 잡으면 된다.

흑의 콧노래 속에 백이 살아갈 생문(生門)이 한 군데 있었다. 물론 흑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나머지는 모두 사문(死門)이니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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