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14가 최 초단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적극적인 기사라면 참고도 백 1을 선수하고 3으로 급소를 찔러가 난전을 펼치는 쪽을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최 초단은 백 14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흑 21은 이 9단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흑 21 대신 32의 곳을 두면 백은 29의 곳 왼쪽을 보강한다. 이 9단은 이게 심심하다고 보고 일단 21을 둔 뒤 29의 침입을 노리려고 한 것이다. 결국 이 9단은 원하는 대로 흑 29를 뒀다. 흑 33까지 흑이 주도권을 잡은 느낌. 그러나 최 초단도 불만은 없어 보인다. 흑이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은 자신이 챙겼다고 보는 것. 서로의 기풍에 맞는 바둑이 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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