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서로 기풍에 맞는 포석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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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훈 초단은 참는 스타일이다. 이세돌 9단이 국면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편이라면 최 초단은 상대방의 흐름에 순응하다가 틈을 봐서 반격하는 기풍을 갖고 있다. 특히 백 번일 때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 한상훈 초단 등 최근 성적을 내는 초단 기사들도 비슷한 면모를 보여준다. 한국기원 연구생끼리 치열한 입단 경쟁을 벌이다보니 초반에는 모험보다 안전을 택하는 것이 몸에 밴 탓일까.

백 14가 최 초단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적극적인 기사라면 참고도 백 1을 선수하고 3으로 급소를 찔러가 난전을 펼치는 쪽을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최 초단은 백 14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흑 21은 이 9단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흑 21 대신 32의 곳을 두면 백은 29의 곳 왼쪽을 보강한다. 이 9단은 이게 심심하다고 보고 일단 21을 둔 뒤 29의 침입을 노리려고 한 것이다. 결국 이 9단은 원하는 대로 흑 29를 뒀다. 흑 33까지 흑이 주도권을 잡은 느낌. 그러나 최 초단도 불만은 없어 보인다. 흑이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은 자신이 챙겼다고 보는 것. 서로의 기풍에 맞는 바둑이 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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