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에 밀린 ‘인터넷 강국’ 코리아

  • 입력 2007년 11월 15일 23시 28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달 초 3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상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일본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전송속도(하향기준)에서 일본이 93Mbps로 가장 빠른 1위이고, 한국(43Mbps)은 프랑스(44Mbps)에 이어 3위였다. 월평균 이용요금은 일본이 34.21달러, 한국은 42.25달러로 조사됐다. 저렴한 순위로 치면 일본이 7위, 한국이 13위다. 일본에 비해 속도는 절반도 안 되는데 비용은 24%나 더 낸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집 근처까지 광케이블을 깔아 인터넷을 연결하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방식을 보급함으로써 속도에서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해 ‘U-저팬’ 전략에 따라 집안까지 광케이블을 까는 가정내광가입자망(FTTH) 방식을 채택해 우리를 앞질렀다. 요금도 NTT 등 인터넷 사업자들끼리의 치열한 경쟁 덕분에 낮아졌다. 국내 업계도 대응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지만 정부는 굼뜨기만 하다. 겨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FTTH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운 정도다. 업계의 발전 속도를 못 따라가는 규제 위주의 체질과 행정 탓이다.

더 답답한 것은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해 전 세계 TV와 동영상, 정보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인터넷TV(IPTV)다. 오래전에 기술 개발도 끝냈고 내수시장도 충분하지만 관련 법규가 마련되지 않아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꿈의 TV’로 불리는 이 좋은 기술을 썩히기가 아까워 외국에서 활용하고 있다. 어제 국회 방송통신특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쟁점이 합의됐으니 법제화를 서둘러 내년 상반기엔 국내 시청자들도 IPTV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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