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나라 경선 D-30, 진정한 리더십 검증해야

  • 입력 2007년 7월 19일 2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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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TV로 중계된 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 검증청문회는 국내 정당 사상 초유의 정치실험이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하고, 1992년엔 민자당의 경선이 있었지만 ‘김영삼 후보 추대위원회’의 일방적인 세몰이로 끝났다. 1997년엔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간에 사상 첫 TV토론이 이루어졌다. 이제 정당이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후보 자격 검증청문회를 여는 단계에 이르렀다.

네거티브 공방이 검찰의 수사 개입까지 부른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후보의 대통령 자격을 심판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국민이다. 청문회 직전 안강민 검증위원장이 이-박 두 예비후보 캠프의 비협조와 수사권 없는 검증위 활동의 한계를 토로했지만 그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본다. 그 다음은 국민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안 위원장의 말처럼 국민은 대통령후보의 실수는 이해할지라도 거짓말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선 1막이 끝났다. 8월 19일 경선투표일까지는 30일이, 본선까지는 5개월이 남았다. 이-박 두 예비후보는 경선 때까지, 누가 국가를 더 훌륭하게 경영해 국리민복(國利民福)에 기여할 수 있을지 리더십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국가지도자가 될 만한 개성과 정신적 특성을 지녔는지, 국정철학-국가통치전략-정책수행능력이 21세기 세계화시대에 부합하는지를 국민 앞에 보여 줘야 한다. 이해(利害) 갈등을 조정·통합하는 능력과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있는지도 지난날의 실적을 바탕으로 제시해야 한다.

국민과 언론, 그리고 전문가집단도 대선주자들의 리더십을 분석, 검증, 교량(較量)할 필요가 있다. 리더십이 차기 대통령을 선택하는 제1의 잣대가 돼야 ‘잘못된 충동구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국민은 경부운하나 열차페리, 당내에서도 논란이 많은 대북정책, 그리고 몇 가지 포퓰리즘적 공약 말고는 두 예비후보가 나라를 어떻게 경영하겠다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TV토론과 13차례의 합동연설회는 그런 갈증을 풀어 주는 기회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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