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이승엽의 신화’ 기업서도 줄 잇기를…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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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과 ‘이구백’(이십대의 90%가 백수)이라는 자조 섞인 유행어가 익숙한 ‘청년실업 시대’. 만성화한 청년실업의 이면에는 현대판 ‘사농공상(士農工商)’에서 시작된 ‘학력 인플레’ 현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야 하고, 사무직으로 일해야 출세한 것으로 쳐 주는 뿌리 깊은 직업적 편견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고교 졸업자의 80% 정도가 대학에 진학했다는 말도 들립니다. 》

엇비슷한 전공을 배우고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직장을 잡기 어려운 게 요즘 현실입니다.

중장비 운전이나 정비 관련 직업 훈련과정에 석사, 박사 출신이 지원했다는 얘기가 뉴스가 되지 못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간판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공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학력 제한을 철폐한 ‘열린 채용’이 늘고 있습니다.

실력을 중시하는 스포츠 분야에서는 ‘간판’이 더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승엽 선수는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이 아닌 프로로 직행한 뒤 성공 신화를 쓴 대표적인 ‘고졸 엘리트’입니다. 이후에 대학에도 진학했습니다.

본격적인 하반기 공채 시즌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고졸사원 채용에 나선다는 반가운 얘기가 들립니다.

8일 취업인사 포털사이트 인크루트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는 20일까지 1985년 3월 이후 출생한 고졸 이상 학력자를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분야의 신입사원을 모집합니다. 초임은 2300만 원 수준이고 경영 성과에 따라 성과급도 받습니다.

GS리테일과 롯데마트도 고졸 이상 학력자를 대상으로 점포 영업사원을 선발합니다. 삼성카드는 17일까지 고졸 이상 학력자를 대상으로 고객 상담 업무사원을 뽑습니다. 근무성적이 우수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 준다고 합니다. 에스원은 9일까지 고졸 이상 학력의 여성을 대상으로 시스템운영요원을 선발합니다.

취업시장에서도 충분한 실무 경험을 쌓고 당당하게 실력을 겨루는 ‘고졸 엘리트’가 맹활약하는 시대를 기대해 봅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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