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이유 非理, 21세기 한국의 추한 자화상

  • 입력 2007년 7월 4일 2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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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검찰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다단계 판매업체 제이유(JU)그룹의 불법 로비 사건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부패의 늪에서 헤매고 있음을 보여 준다. 대한의사협회의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법 로비 사건과 함께 ‘비리 백화점’이란 말이 실감나는 이 사건은 21세기 한국의 추한 자화상이다.

제이유는 각계에 무차별적으로 돈을 뿌리며 불법 로비를 했다. 로비 목적도 세무조사 무마부터 방문판매업법 개정, 주수도 회장의 사면 복권, 서해 유전 탐사권 허가 연장까지 전(全)방위적이었다.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염동연 중도통합민주당 최고위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을 비롯한 27명을 불구속 또는 구속 기소로 몰고 간 문어발식 로비에 72억 원의 검은돈이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검찰도 감독 및 수사 무마용 로비의 대상이 됐고 그중 몇몇 공무원은 돈에 무너졌다. 시민운동가인 서경석 목사가 제이유를 위해 국세청에 로비하는 대가로 자신의 복지단체에 거액을 내도록 했고, 일부 언론인이 돈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34만 명에게 4조5724억 원의 피해를 안겨 정상명 검찰총장이 ‘사상 최대의 사기사건’이라고 부른 사건치고는, 중간발표라지만 수사 결과가 미흡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검찰은 최재천 의원이 세금감면 청탁을 받았는지, 정치권에 더 폭넓게 돈이 전달됐는지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한다. 과거엔 중간발표 뒤에 흐지부지된 사건이 많았는데 제이유 사건은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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