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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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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는 이달부터 KT와 SK텔레콤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의 결합상품 시판을 허용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법적 규제 때문에 요금이 할인되는 결합상품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저도 소비자로서 결합상품의 활성화를 기다려 왔습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족쇄’가 풀리면 통신업계 전체에서 ‘할인 도미노’가 일어날 것이란 기대도 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통신회사들의 결합상품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파괴력’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상품 구색이 다양하지 않고, 할인율도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이 내놓은 결합상품은 세 사람 이상의 그룹이 가입해야 하는 ‘투게더 요금제’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초고속인터넷을 묶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특정 요금제에 가입을 해야만 하고, SK텔레콤과 계약을 맺은 MSO의 초고속인터넷은 서비스가 일부 지역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KT의 결합상품도 자사의 대표적 서비스인 유선전화가 빠져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또 초고속인터넷과 결합된 KTF 휴대전화의 경우에도 2세대(2G)가 빠지고 3G서비스만 포함돼 있으며, 전체 이용 요금이 아닌 기본료만 10% 할인됩니다.
따라서 통신사들이 ‘생색내기’식으로 결합상품을 구성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정 소비자를 위한 결합상품이 아니라, 사업자의 편의에 따라 상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사업자들이 과감하게 움직이지 않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결합상품 경쟁이 좀 더 치열해질 때 까지 기다릴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통신사들 스스로도 앞으로 결합상품의 구색과 할인율을 보강하겠다고 말하고 있고, 시장의 1차 검증이 끝날 즈음엔 좀 더 ‘파급력’이 있는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시장경제의 생명은 ‘경쟁’입니다. 우리나라 통신시장에서 경쟁이 활성화돼 정말로 제대로 된 결합상품이 조만간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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