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건강찾기]<2>목-어깨통증

  • 입력 2006년 1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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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척추 이상 땐 어깨까지 통증

서울시내 전화국에서 18년째 교환원 일을 하고 있는 김경미(39·여·서울 강동구 고덕동) 씨. 하루에 처리하는 민원전화만 600여 건. 근무하는 8시간 동안 내내 전화기, 컴퓨터 키보드와 싸움해야 한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는 많은 직장인이 어깨와 목의 통증을 호소한다. 김 씨 또한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는 2시간 정도 일을 하고 나면 목과 어깨가 뻣뻣해져 주무르지 않으면 일을 못할 정도다.

김 씨는 13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문진(問診) 및 목 척추 X선 촬영검사를 받았다. 이어 17일 정형외과 이동호 교수를 만났다.

“목 척추 5, 6번 사이 디스크가 눌려 있어요. 또 목 척추 뼈가 C자형에서 거의 일자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일종의 목 디스크 초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퇴행성인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잘못된 자세가 더 큰 원인입니다.”(이 교수)

“어깨도 많이 아픈데….” (김 씨)

“어깨의 특정 부위가 아프신가요?”(이 교수)

“어디를 콕 찍을 수는 없는데 전반적으로 꽉 뭉쳐있는 느낌입니다.”(김 씨)

이 교수에 따르면 목과 어깨의 통증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어깨근육이 뭉쳤다고 부르는 ‘근막동통증후군’은 특정 부위를 중심으로 통증이 확산된다. 그러나 목 척추의 이상에서 비롯된 통증은 김 씨처럼 전체적으로 아픈 느낌이 강하다. 목 척추 뒤쪽의 근육이 긴장해 근막동통증후군과 같은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디스크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까?”(김 씨)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겠죠. 무조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게 좋습니다. 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나 주물러 줄 때 아프지 않은 것도 모두 마사지 효과죠.”(이 교수)

김 씨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김 씨는 이어 조용히 말을 꺼냈다. “조금 아프다고만 생각했는데 목 디스크 초기라는 말에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네요.”

○ 스트레칭 효과 없으면 MRI촬영을

김 씨는 2주간의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 처방을 받았다. 또 정확하게 스트레칭을 하는 방법을 30여분에 걸쳐 배웠다. 이 교수는 2주 동안 처방대로 해 보고 그 후에도 통증이 심하면 다시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을 해 볼 것을 권했다. 목 디스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령 의자에 앉을 때도 깊이 앉되 무릎의 높이가 엉덩이보다 높으면 목이 앞쪽으로 숙여지지 않아요. 발 아래에 높은 디딤돌을 하나 두는 것도 방법이죠. 또 하나, 귀와 어깨 사이에 전화기를 끼우고 통화하는 습관은 아주 안 좋습니다.”(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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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전문가 진단▼

최근 목과 어깨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연령에서 증가세가 가파르다. 그 원인이 바로 컴퓨터다.

사람의 목은 7개의 척추 뼈로 이뤄져 있다. 직립생활을 하는 탓에 이 뼈는 앞으로 볼록한 ‘완만한 C자’ 형태의 곡선을 하고 있다. C자의 위쪽 끝에 머리의 중심이 올 때 목뼈와 디스크, 관절, 근육, 인대 등이 모두 편안한 상태가 된다.

그러나 모니터를 오래 보다 보면 고개가 앞으로 숙여져 C자의 곡선이 일자로 펴지거나 뒤쪽으로 볼록하게 변해 버린다. 당연히 목 디스크, 관절, 근육 및 인대에 부담이 커지고 뒷목에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통증은 이어 뒷머리, 양쪽 어깨, 등 쪽으로도 뻗칠 수 있어 어떤 환자들은 원인이 목에 있는데도 등과 어깨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목과 어깨의 통증은 자세를 제대로 고치고 스트레칭을 자주 해 주면 증세가 좋아지며 예방 효과도 있다.

책상의 높이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면 오래 일을 해도 고개가 앞으로 숙여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30분마다 반드시 잠깐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그때는 스트레칭을 꼭 해 줄 것. 다만 이때 목에서 뚝뚝 소리가 날 정도로 비트는 동작은 시원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나중에 목 디스크와 관절의 노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낮잠을 잘 때 목을 아래로 떨어뜨린 모습으로 자는 직장인이 많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목에 부담이 크다. 의자 등받이에 기대 약간 누운 듯한 자세에서 수건을 말아 목 뒤에 끼워 넣으면 목뼈를 C자형으로 유지한 채 쉴 수 있다.

만약 목의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동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직장생활을 하면서 생기기 쉬운 병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과 경험담, 참여를 기다립니다. health@donga.com으로 보내주십시오. 다음 순서는 ‘간 건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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