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 공격의 허와 실

  • 입력 200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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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114까지 우상변 백대마가 떵떵거리며 살았다. 흑 113으로 참고도처럼 흑 1, 3으로 물고 늘어지면 어떻게 될까. 이때는 백 4의 끼움수가 준비돼 있다. 흑 5로 단수 칠 수밖에 없는데, 백 6 이하의 연타로 10까지 흑 두 점을 잡으며 살아버리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다.

백대마가 살아버리니 흑은 적진의 허리를 끊으며 돌진했던 상중앙의 아군을 115, 117로 돌보는 게 급해졌다. 118로 응수타진을 하는 시점에서 형세는 백이 좋다. 공격은 이처럼 어렵다. 자잘한 실익을 외면하고 모든 힘을 모아 쏟은 만큼 혁혁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 전력만 허비한 꼴이 된다. 전쟁의 역사가 그러하지 않은가.

이 바둑은 마지막 반패 끝내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승부처까지 길이 멀기에 지금부터 기보를 보는 속도를 좀 더 내겠다. 백 122로 강렬하게 부딪쳐 좌상귀와 연결을 꾀했다. 대마만 넘어가면 나중에 백 ‘가’로 우상귀에서 수를 내겠다는 속셈이다. 이에 흑 123은 좋은 방어다. 흑 129로 끊어먹은 수도 백에게 시달릴 것을 생각하면 매우 두터운 자리다. 백이 130으로 강력하게 뛰어들었다. 백 140까지 틀을 잡아 여전히 호조인데….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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