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스타]생활용품 직접 만드는 한성옥 씨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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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 손이 약손’임을 실감할 때가 있다. 살살 아프던 배도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닿으면 어느새 통증이 사라져 슬슬 단잠에 빠져들곤 했다.

한 살과 네 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 한성옥(31·사진) 씨의 손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헌 옷에도 탁월한 약손이다. 다 떨어진 낡은 옷도 그의 손을 거치면 말끔한 새옷으로 거듭난다.

어른용 타월이 아이의 목욕 가운이 되고, 헌 바지가 산뜻한 조끼로 탈바꿈한다. 먹다 남은 홍차가 염색약으로 활용되고, 못 쓰는 화분이 예쁜 바늘꽂이 받침대로 변신한다.

한 씨는 사이버 공간에서 ‘손수 만들기(DIY·Do It Yourself)의 달인’ ‘아이 옷 리폼(reform) 스타’로 명성이 높다.

그가 2004년 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다음 카페 ‘여우솜씨’는 수제(手製·핸드 메이드) 정보 사이트로 인기를 모으며 회원만 9만5000여 명에 이른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의 자택 근처에는 같은 이름의 오프라인 모임 공간도 있다.

주말인 16일 저녁 늦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광주의 ‘여우솜씨’ 회원들에게 특강을 하기 위해 출장 중이었다. 한 씨는 스스로를 ‘슈퍼 우먼’이라고 했다.

“‘여우솜씨’ 카페를 연 뒤부터는 하루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바쁘게 삽니다. 무의미한 천 조각이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할 때마다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그는 늘 ‘이 낡은 재료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했다. 수공예의 분야도 홈패션 양재 목공 인형 등으로 계속 넓혀 나가고 있다.

한 씨는 “남들이 한두 가지만 할 때 나는 여러 분야를 접목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려 애쓴다. 그래서 주부들의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요술 손’은 하루아침에 뚝딱 요술처럼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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