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하종대]박수 받은 평창, 이젠 표를 얻어야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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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와 닿는 열정적이고 환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25일 중국 베이징(北京) 샹그리라호텔에서 열린 2014 동계올림픽 후보 도시 프레젠테이션에서 한국의 평창 소개가 끝난 뒤 피터 위버로스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다른 경쟁 도시에 결코 꿀릴 것이 없다는 평가였다.

한승수 2014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박수를 가장 많이 받았죠”라며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만족해했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은 후보 도시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 앞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공식 행사로 10여 명의 IOC 위원과 국제 스포츠계 인사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러시아의 소치는 예상대로 푸틴 대통령을 앞세우며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집중 홍보했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잘츠부르크는 준비됐다(Salzburg is ready)’는 말을 8번이나 반복하며 경기장 시설과 숙박, 교통이 모두 완벽하게 갖춰진 도시임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2001년부터 7년간 준비한 한국의 평창도 만만치 않았다. 안정현 홍보대사는 150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에 이르는 경기장 및 교통망, 관광 테마파크 투자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강원도는 60년간 갈라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도”라며 “분단의 상징인 강원도에서 평화의 상징인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평화와 통일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참석자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평창 소개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보며 6차례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2차례 박수에 그친 잘츠부르크, 박수가 나오지 않은 소치와 비교됐다.

그러나 프리젠테이션은 동계올림픽을 치를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일 뿐 실제 투표에 참가하는 IOC 위원의 표심은 이들을 직접 만나는 일대일 설득 작업에서 결정된다.

“본게임은 지금부터다.” 조만간 자격정지가 풀릴 것으로 알려진 박용성 IOC 위원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위원의 희망 섞인 기대가 7월 4일 과테말라에서 실현돼 한국이 세계 6번째로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 3대 스포츠 제전을 모두 유치하는 나라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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