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사 성공기]대우증권 공채 합격 이상욱 씨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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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추천 도서를 읽었다

회사의 경영 철학이 보였다

떨어진 곳 재도전해 붙었다

대우증권 신입사원 이상욱(28·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사진) 씨는 지난해 4월 이 회사의 상반기 공채에 응시했다가 최종 면접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해 11월 하반기 공채에 다시 도전해 결국 ‘대우증권’ 배지를 달았다.

그는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사람은 다시 뽑지 않는다’고 주위에서 만류했지만, 최고 직장에서 원하는 일을 꼭 하겠다는 결심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권 면접은 처음인가요?”

지난해 4월 대우증권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면접장. 귀를 덮는 긴 머리에 회색 양복을 입고 나타난 이 씨는 진남색 양복과 하얀 와이셔츠, 깔끔한 헤어스타일 일색인 다른 지원자와 첫인상부터 달랐다. 면접관도 달가워하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임원 면접에서도 주식 투자 경험을 내세우며 ‘주식을 사랑한다’는 막연한 얘기를 여러 번 강조했지만 돌아온 것은 싸늘한 반응뿐이었다.

이 씨는 “고객에게 첫인상부터 신뢰를 줘야 한다는 ‘증권맨’의 기본조차 모를 정도로 자만했던 게 패인”이라고 털어놨다.

“이공계열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이공계열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주식 분석을 하려면 수리적인 감각과 기계공학적인 지식도 필요하잖아요.”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지만 그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2004년 대학에 다니며 홈쇼핑 모델, 식당 아르바이트, 자가용 운전사,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로 번 돈 20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다.

투자한 주식이 폭락하면서 ‘깡통 계좌’도 여러 번 만들었다. 체계적으로 주식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2006년 초 증권투자상담사와 자산관리사 등의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며 증권사 입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대우증권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신입사원을 뽑는다. 1차 서류전형으로 선발인원의 5, 6배수를 추린 뒤 ‘직무평가(실무면접)-다면평가(인·적성검사, 세일즈 역량, 집단토론, 임원면접)’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대우증권 손복조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추천한 책 20여 권을 구해 죄다 읽었어요. 회사의 경영철학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시작했죠.”

첫 번째 도전의 실패가 그에게는 ‘보약(補藥)’이 됐다. 상반기 공채에서 떨어진 뒤 대우증권 지점을 찾아 선배들이 일하는 모습도 살피고, 캠퍼스 채용설명회에도 참석하며 재기를 준비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무엇인지도 곰곰이 되짚었다.

2006년 11월 대우증권 하반기 공채에서는 자기소개서부터 달랐다. 장황한 미사여구는 빼고, 간략하고 담백하게 지원 동기와 향후 포부를 써냈다. 면접 때는 차분한 인상을 주는 진남색 양복과 흰 와이셔츠를 입고 긴 머리도 깔끔하게 다듬었다.

“자기소개를 하면서 사장님께 저를 기억하시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주식 영업을 하고 싶어 다시 왔다’고 큰 소리로 말씀드렸죠.”

임원 면접이 역시 가장 큰 고비였다. 그는 ‘상반기 공채에 떨어진 뒤 6개월간 무엇을 했느냐’는 손 사장의 질문에 ‘책을 읽고 마음가짐을 바로잡았다’고 대답했다. 그가 읽은 책과 내용을 설명하며 ‘주식시장의 중심에 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자, 깐깐하던 손 사장의 입가에 비로소 미소가 흘러나왔다.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몇 번이고 도전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진심이라면 반드시 통할 거니까요.”

▼인사담당자의 말▼

대우증권은 분야별 해당 직무 지식을 기본으로 도전과 열정, 창조와 혁신적 사고를 갖춘 인재를 원한다. 이상욱 씨는 해당 업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가진 인재로 평가됐다. 면접에서도 패기 있고 당당한 태도, 강한 자신감 등 준비된 인재로서 높은 역량을 보여 줬다.

글=박용 기자 parky@donga.com

사진=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업종별 신입사원 입사 포기율
업종2006년 하반기 채용 인원(명)입사 포기 인원(명)입사 포기율(%)
전기·전자182129716.3
금융·보험1048666.3
석유·화학56918532.5
기계·철강52011522.1
정보기술(IT)450347.6
조선·중공업103024724.0
유통·무역4627616.5
발전925374.0
건설1170685.8
기타16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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