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하나銀의 ‘직장인 마음 훔치기’

  • 입력 2007년 4월 18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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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 축구장에서 ‘하나은행장컵 직장인 축구대회’가 열렸습니다.

하나은행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최초의 직장인 축구대회로 64개 팀, 2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습니다. 5개월간의 리그전에서 우승한 팀은 내년 축구협회(FA)컵에도 출전할 수 있다고 하네요.

행사 후원 배경은 뭘까요. 조병제 하나은행 부행장이 이날 “직장인 등 ‘중간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힘쓸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몇 년 전만 해도 고액 자산이 있는 ‘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한 ‘VIP 마케팅’에 주력했습니다. 1995년 국내 처음으로 금융자산이 1억 원이 넘는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2년에는 10억 원 이상인 고객을 전담 관리하는 웰스매니지먼트(WM)팀을 만들기도 했지요. 한국오픈 등 골프대회를 후원한 것도 이런 상위 고객을 타깃으로 한 것이었답니다.

충청, 보람, 서울은행을 잇달아 인수합병(M&A)하고, 2005년에 자산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서면서 이런 VIP 마케팅은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LG카드 인수에 실패하면서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는 결정을 합니다. 국민 우리 신한 등 이른바 ‘빅 3 은행’과의 자산 규모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걸 막기 위해선 VIP 고객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실제로 금융권에는 하나은행의 ‘중간 고객’ 대상 마케팅이 “이대로 가다간 영원히 4등에 머물 것”이란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대표적 ‘중간 고객’이 직장인이라고 판단해 지난해 6월 수수료 면제, 환율 및 금리 우대를 내세운 ‘부자 되는 월급통장’을 선보였습니다. 올 2월에는 대중교통 이용 시 매번 요금을 100원씩 깎아 주는 ‘마이웨이 카드’로 직장인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번 직장인 대상 축구대회 후원도 이런 마케팅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하나은행이 앞으로 직장인의 마음을 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울지 주목됩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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