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오명]여수 세계박람회 새 경제동력으로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코멘트
얼마 전 재계를 대표하는 분이 샌드위치 위기론을 제기한 후 경제 주체 다수가 이에 공감을 표하면서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샌드위치 위기론은 한국 대표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정체되는 등 잠재성장률이 4%대로 고착화됨과 동시에 중국의 급성장과 일본의 경제 부활 사이에 끼여 한국이 5, 6년 후에 큰 경제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보는 이마다 시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많은 전문가는 샌드위치 위기론의 핵심 원인을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진단한다.

중국의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세계의 경제 전문가도 위험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얼마 전 중국 주식시장이 하루에 8.8% 폭락했다. 중국 스스로도 놀랐지만 더욱 놀라운 일은 다음 날 전 세계 증권시장에서 일어났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3.86% 폭락했고 유럽 및 아시아 시장에서 일어난 파장은 더욱 컸다. 중국이 재채기를 하니까 세계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실감나는 사건이었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대규모 행사를 거침없이 유치하고 있다. 당장 내년에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고, 2010년에는 상하이 세계박람회가 개최된다. 2010 세계박람회는 한국도 유치 신청을 했지만 상하이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이렇게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하면서 중국은 고도의 경제 성장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동시에 동북아 경제체제에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해 가고 있다.

지금부터 5년 후면 2012년이 된다. 다행히 한국에는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 기회가 있고 이를 위해 지금 전남 여수시를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쳐 뛰고 있다.

세계박람회 유치만으로 한국 경제의 위기가 일거에 해결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동북아 경제체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계기는 마련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경제효과 분석에 따르면 세계박람회가 한국 경제에 충분한 활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유발 효과가 10조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4조 원에 이르고, 고용 유발 효과는 9만 명, 예상 관람객은 795만 명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면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1993년 대전 엑스포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우리 국민이 가질 수 있었던 자신감과 자부심, 국가브랜드 이미지 제고, 경제 성장에의 기여를 고려해 볼 때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도 그에 못지않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수 세계박람회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다. 반드시 유치할 수 있도록 전 국민의 성원이 필요하다. 2012년은 한국이 경제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50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므로 세계박람회를 통해 한국 경제가 다시 한 번 활력을 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여수 세계박람회 실사가 9일부터 서울과 여수에서 시작된다. 열심히 뛰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성공적인 실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 국민도 세계박람회가 단순히 여수나 정부 일각에서 담당하는 행사가 아니라 국가적인 역량과 힘을 결집해야 할 중차대한 행사임을 인식해야 한다.

전 국민이 여수 세계박람회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힘을 실어 줄 때 실사단에 깊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고, 2012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여수 세계박람회를 국민 모두가 가슴 뿌듯하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오 명 건국대 총장·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