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안개 속 게임산업개발원장 선임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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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게임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이 얼마나 공정하게 뽑히느냐’입니다. 게임산업개발원(개발원)은 지난해 바다이야기 파문 당시 상품권 인증 실무를 담당한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입니다.

개발원 인사추천위원회는 2월 말로 임기가 끝난 우종식 원장 후임으로 2차례 공모 끝에 15명 중 2명의 최종 후보를 뽑아 이사회에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19일 열린 개발원 이사회에서는 후보를 2, 3명 더 추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사회에서는 이를 놓고 격론이 오갔다고 합니다.

결국 공모에서 탈락한 13명은 추가 후보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 후보 2명과 추가 후보 2, 3명을 더해 최종후보군을 구성하기로 결정을 내렸답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들이 추천되자 정부가 압력을 가한 것이 아니냐며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뭔가 외압이 있지 않고서는 이사회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추천된 후보들을 이사회가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문화부는 “외압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더 많은 후보를 놓고 원장을 뽑기 위한 절차라고 해명합니다.

사실 개발원은 지금의 게임업계에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은 존재입니다. 개발원은 한국이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개발원의 이미지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감사원은 문화부가 법률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개발원에 상품권 인증업무를 맡겼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개발원은 100억 원의 예산으로 운영되지만 상품권 인증 수수료로 이보다 많은 돈을 수익금으로 쌓아 놓고 있는 단체입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후유증으로 침체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새 원장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후임 원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문화부는 많은 업계 관계자가 원장 선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김선우 기자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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