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한국의 보물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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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이창호 9단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1990년대 중반 이창호에게 가로막혀 사라져야 했던 중국의 반상 영웅 마샤오춘 9단도 “이창호는 하늘이 한국에 내린 보물”이라고 극찬할 정도다. 일인자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오면서도 거만하지 않고 특유의 겸손과 성실함,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한결같은 이 9단에 매료된 것이다. 이 9단을 ‘석불(石佛)’로 부르는 데는 그런 경외심이 담겨 있다.

우하귀를 누가 선점하느냐도 관건이다. 당장 ‘가’로 손을 돌리기에는 좌상귀 흑의 형편이 좋지 않다. 흑 37, 역시 두텁게 둔다. 흑 ‘나’로 막고 싶지만 백 ‘다’를 당하면 흑이 양분되므로 무리다. 백 38로 일단 챙겼다. 상변은 공격을 받겠다는 얘기다.

어떻게 공격해야 할까. 이제 와서 참고1도는 뒷북을 치는 느낌이다. 고심하던 도전자가 흑 39로 들여다봤다. 참고2도 백 1로 고분고분 이어주면 흑 2로 뛰겠다는 뜻이다. 이에 국수의 백 40, 42가 멋진 타개책이었다. 깜박했을까. 백 42를 보자 도전자가 장고에 들어간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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