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한미 FTA ‘美 민주당의 압박’

  • 입력 200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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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목표시한이 보름 남짓 남았습니다. 12일 끝난 8차 협상까지 양국은 많은 분야에서 합의를 이뤄 냈지만 자동차, 섬유 등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의 ‘민주당 변수’가 가시화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자국의 산업을 최대한 보호하려는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은 일찌감치 관세를 5년 내에 없애겠다고 했지만 미국 측은 관세 폐지 계획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술 더 떠 환경과 기술 부분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 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최근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인 미시간 주 출신의 칼 레빈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 3명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압력 편지를 보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이들 의원은 ‘한국 자동차 관세(8%)는 당장 없애고 미국 자동차 관세(2.5%)는 15년 뒤에 없애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한국이 공세를 퍼붓는 섬유 분야도 다르지 않습니다.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여전히 한국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개방안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협상기간 미 섬유 산업의 중심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존 스프랫 민주당 의원이 USTR에 서한을 보내 압박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그래서인지 협상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 협상단이 각 분야에 걸친 의회의 요구들을 어떻게 풀어 갈지 미국 협상단에 물어봐 달라”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12일 웬디 커틀러 미국 협상단 수석대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더니 “우리는 의회의 압력에 잘 대응하는 방안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협상에서 다루는 사항이 의회의 요구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최종 협상 타결이 이뤄질 때까지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것이 많은 양국 협상단이 자유무역 정신에 배치되는 ‘민주당 변수’를 어떻게 피해 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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