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뜯어보기]왕십리 뉴타운

  • 입력 2007년 3월 5일 03시 00분


《“분양가 상한제를 못 피하면 조합원 부담금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고객) “일부 구역은 그럴 수도 있지만 나머지는 속도가 빨라서 안심해도 됩니다.”(중개업소) 1일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중개업소에서 재개발 지분을 사려는 고객이 ‘왕십리 뉴타운’의 사업 속도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중개업소 사장은 “9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조합원 지분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사업 속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조합방식에 따라 개발되는 뉴타운 가운데 속도가 빠른 곳으로 꼽히는 왕십리 뉴타운을 둘러봤다.》

○빠른 사업 속도로 연내 사업시행 인가 날 듯

청계천을 따라 상왕십리동까지 달린 뒤 무학교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왕십리 뉴타운이 펼쳐진다. 이곳은 청계천을 따라 늘어선 공구(工具)상점과 공장, 재래시장인 양지시장이 나란히 들어선 탓에 낙후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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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뉴타운은 약 10만 평의 대지에 총 3개 구역으로 나뉘어 개발되며 아파트 5000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의 매력은 무엇보다 사업 속도가 더딘 몇몇 뉴타운 지역과는 달리 3구역을 제외하면 올해까지 사업시행 인가를 끝낼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2구역으로 지난해 2월 조합설립 인가가 났고 이번 달 사업시행변경 인가를 받으면 올 8월 착공할 예정이다. 1구역은 지난해 12월 조합설립 인가가 났으며 올 5월에 사업시행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 쪼개기(입주권이 하나만 나오는 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바꾸거나 한 필지의 땅을 여러 필지로 나눠 소유자가 늘어나는 것)가 덜 돼 조합원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J&K 도시정비의 백준 사장은 “지분 쪼개기가 심하면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조합원들의 추가부담금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에서 왕십리 뉴타운의 조합원은 추가부담금이 상대적으로 적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청계천과 가까운 것도 왕십리 뉴타운의 장점이다.

○주변 환경 썩 만족스럽진 못해

왕십리 뉴타운은 주거환경을 놓고 볼 땐 좋은 점수를 주기가 힘들다.

전체적인 지형이 가운데가 움푹한 분지형인 데다 뉴타운 외곽의 황학동과 양지 사거리 주변 도로의 교통량이 많아 공기가 맑지 못하기 때문이다. 근처에 근린공원 등 녹지공간이 부족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투자관점에선 10평 미만의 적은 지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지분 가격이 높아 투자하기가 벅찬 게 흠이다. 현재 시세는 빌라가 평당 3000만∼3500만 원, 단독주택은 평당 2000만∼25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종로, 중구 등 도심 재개발 사업이 활발해짐에 따라 이들보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왕십리 뉴타운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백 사장은 “종로 세운상가 재정비촉진지구도 청계천을 끼고 있고, 한강 조망권을 갖춘 한남, 흑석 뉴타운 등도 있기 때문에 왕십리 뉴타운이 투자수요를 집중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업 속도가 빠른 구역부터 투자를

지분투자를 생각하는 수요자라면 사업 속도가 빠른 곳부터 투자하는 게 좋다. 주택법의 본회의 통과 전망이 높은 상황에서 11월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하지 못한 곳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없어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현재의 사업 속도를 볼 때 3구역만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속도가 빠른 2구역, 1구역, 3구역의 순서로 투자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분양권 전망은 아직 관리처분계획이 나오지 않아 확실하지 않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A공인 사장은 “대지 5평, 건물 10평짜리 빌라 시세가 현재 2억 원가량 된다”며 “감정평가액을 평당 1000만 원으로 가정할 때 이 빌라를 산 조합원은 2억1000만 원가량의 추가부담금을 더 내면 아파트 32평형 분양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J&K 도시정비 백 사장은 “아직 용적률과 감정평가액 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도 분양권에 대한 정답을 줄 수 없다”며 “일부 중개업소에서 부풀려서 제시하는 지분 가치에 현혹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왕십리 뉴타운 구역별 현황
구역추진
단계
건립계획(채)면적(평)지분 시세
대지가격(원)
1구역사업
시행
인가
18423만44810평 미만1800만∼3500만
20평 이상1700만∼2200만
2구역사업
시행
인가
11772만81510평 미만3500만∼4000만
30평 이상1700만∼2100만
3구역정비
구역
지정
18964만123310평대2000만∼2200만
30평 이상1800만∼1950만
지분별 시세는 주택종류(단독, 빌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자료: 스피드뱅크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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